[비즈니스포스트] 몇몇 사모펀드가 다섯 번째 매각에 나선 KDB생명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어느 때보다 매각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임승태 KDB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매각을 최종적으로 성사시키기 위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작업에 한층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 KDB생명의 매각 가능성이 어느때 보다 높아졌다. 임승태 사장(사진)은 재무건전성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의 본입찰 진행을 앞두고 파운틴헤드PE(프라이빗에쿼티)와 WWG자산운용 등이 인수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파운틴헤드PE는 MG손해보험 경영총괄 사장을 지낸 신승현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사모펀드다. 신 대표는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가 KDB생명을 인수하려 했을 때 인수 추진단을 이끌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KDB생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또 다른 WWG자산운용은 한국투자공사(KIC) 출신 임원들이 세운 사모펀드로 KIC 최고투자책임자를 지낸 박제용 대표가 이끌고 있다.
파운틴헤드PE와 WWG자산운용 이외 다른 사모펀드들도 KDB생명 매각전에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KDB산업은행에서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 회사가 매각에 참여한다고 듣고 있다”고 말했다.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도 KDB생명의 매각 흥행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산업은행은 5월21일로 콜옵션(조기상환) 기한이 도래했던 KDB생명의 2억 달러(2018년 발행 당시 기준 약 2160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모두 인수하며 매각 작업에 걸림돌을 제거했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무상감자도 추진하고 있다.
KDB생명은 8일 주주총회를 열어 7월10일 시행할 무상감자 안건을 처리한다. 감자에 따라 KDB생명의 자본금은 4743억 원에서 1185억 원으로 줄어든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매각을 하려면 회사의 재무 건전성이 확보가 돼야 하고 현재 상황에서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신속한 매각을 위해 예비입찰 과정없이 본입찰을 진행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임 사장도 매각 흥행을 위해 KDB생명 경영 정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KDB생명은 KDB산업은행에 인수된 이후 대주주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인해 영업이 위축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임 사장은 올해 3월 기존 변액연금보험상품의 연금 지급율을 높인 상품을 내놓으며 보험상품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KDB생명은 지난해 소비자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한 생명보험사였다. 하지만 민원 해소를 위한 개선 작업으로 올해 시행된 금융위원회 주관 보험약관등 이해도 평가에서 업계 최고점을 받기도 했다.
보험약관등 이해도 평가는 금융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약관이나 상품 설명서의 내용을 보다 알기 쉽게 개선할 수 있도록 도입된 제도다.
임 사장은 완전판매 비율을 높이기 위해 계약 모니터링 채널을 GA채널 일부판매조직에서 전체 GA채널과 전속채널까지 확대해 시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임직원 교육 및 관련 캠페인과 민원 처리기간의 단축을 통해 고객 불만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임 사장은 취임사에서 “KDB생명의 경영 정상화라는 최종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하고 전 임직원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셰르파’와 ‘치어리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정책금융 전문가로 KDB생명 매각을 포함한 각종 현안을 풀어낼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임 사장은 경기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 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재무부 사무관을 시작으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심의관과 금융정책국장, 금융위원회 사무처장과 상임위원을 지내고 2010년부터 4년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으로 일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