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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호실적에 연체채권 매각도 쉬워져, 정길호 증권사 인수 힘 받아

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 2023-06-02 14: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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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이사가 저축은행업계에서 유일하게 1분기 순이익을 늘린 가운데 개인 무담보 채권 매각이라는 실적 모멘텀에 미소짓고 있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올해 실적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저축은행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연체채권 외부 매각을 허용하기로 했다. 
 
OK저축은행 호실적에 연체채권 매각도 쉬워져, 정길호 증권사 인수 힘 받아
▲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이사가 추진하는 증권사 인수가 힘을 받게 됐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2020년부터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제외한 외부 기관에 저축은행의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을 매각할 수 없도록 해왔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채권 매입 가격을 크게 낮춤에 따라 대부분의 저축은행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아닌 다른 곳에 연체채권 매각을 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연체채권 외부 매각을 허용한다면 연체채권이 늘어 수익성과 안정성에서 위협을 받던 저축은행업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여겨진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저축은행업계는 순이익이 크게 줄거나 적자를 낸 곳이 많았다. 

OK저축은행은 2023년 1분기 순이익 376억 원을 거뒀다. 2022년 1분기보다 40.82% 증가했다. 자산 기준 상위 10곳의 저축은행 가운데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2위 OK저축은행이 유일하다.

OK저축은행은 개인 무담보 채권이 아닌 다른 연체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매각한 것이 올해 1분기 순이익 증가에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호실적을 바탕으로 OK저축은행은 종합금융사가 되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OK금융그룹은 현재 종합금융사가 되기 위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OK금융그룹은 올해 안으로 인수할 것을 발표했지만 금융업계일각에서는 기존 대부업 사업자 등록을 반납해야해 2024년에야 본격적으로 증권사 인수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이전 2017년에는 금융당국의 반대로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에 실패했지만 올해 좋은 실적을 거둬 금융당국에서도 OK금융그룹의 증권사 인수를 반대하진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OK저축은행의 실적은 다른 저축은행이 실적 하락세를 보여 더 눈길이 간다. 
 
OK저축은행 호실적에 연체채권 매각도 쉬워져, 정길호 증권사 인수 힘 받아
▲ OK저축은행이 2023년 1분기 저축은행업계에서 유일한 순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사진은 OK저축은행 강남점 앞.

자산 기준 1위인 SBI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순이익 37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95.89% 급감했다. 

10위 안에 드는 다른 저축은행인 한국투자저축은행(-20.3%), 웰컴저축은행(-70%), 모아저축은행(-57.5%), 신한저축은행(-17.65%) 등은 순이익 규모가 감소했다. 페퍼저축은행(-253억 원), 애큐온저축은행(-203억 원), 상상인저축은행(-175억 원), 다올저축은행(-29억 원) 등은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금융업계에서는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실적 하락이 계속 상승하는 금리로 조달 비용이 악화한 것과 함께 금융당국의 규제가 있어서로 바라본다. 

금융당국은 앞서 2020년 6월 저축은행의 개인 무담보 채권 매각을 금지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워지자 저축은행이 매각한 개인 무담보 채권이 추심업자의 손에 넘어가 서민들의 과도한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초 2020년 말까지로 예정됐던 금지 조치는 코로나19 장기화와 함께 2023년 말까지 연장됐다. 

이에 저축은행업계는 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악화하는 가운데 법정 최고 금리 제한으로 대출 금리도 올릴 수 없는 데다 연체채권도 쉽게 매각할 수 없게 되는 3중고에 빠졌다.

자연스럽게 수익성과 안정성 모두가 악화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이 높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 은행의 전체 여신 가운데 3개월이 넘은 부실채권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를 말한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을수록 부실자산이 많은 은행을 의미해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순이익이 성장한 OK저축은행(-0.27%포인트)을 제외한 모든 저축은행이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아졌다.

SBI저축은행이 1.33%포인트, 한국투자저축은행 1.21%포인트, 웰컴저축은행 2.01%포인트, 페퍼저축은행 3.79%포인트, 애큐온저축은행이 1.82%포인트 각각 올랐다. 이외 다올저축은행(1.75%포인트), 상상인저축은행(5.43%포인트), 모아저축은행(2.20%포인트), 신한저축은행(1.17%포인트) 등도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아졌다. 

최근 미 금융당국이 6월에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중단을 논의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조달 비용 압박이 더 심화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달 비용 압박이 줄어든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의 외부 판매를 허용한다면 향후 OK저축은행의 수익성과 안정성은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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