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영훈 대구은행 호찌민지점장은 19일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대구은행 호찌민지점이 짧은 시간 성과를 낼 수 있던 원동력으로는 ‘선택과 집중’, ‘신속한 의사 결정’을 꼽았다. <대구은행> |
[호찌민=비즈니스포스트] “당초 3년 정도 예상했는데 2년 만에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19일 베트남 호찌민 엠플라자 빌딩 11층에 있는 대구은행 호찌민지점에서 만난 진 지점장의 목소리에는 남다른 자부심이 묻어났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대부분이 2~3년 안에 흑자 전환했지만 후발주자로서의 열위를 감안하면 대구은행 호찌민지점의 성과는 남다르다고 할 만 하다.
한국계 은행 대부분이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제조기업 등을 대상으로 영업을 펼치는 만큼 이미 대부분 은행이 기업고객을 확보한 상황에서 뒤늦게 진출한 대구은행이 기업고객을 유치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진 지점장은 “호찌민지점은 다른 금융기관 대비 후발주자로 베트남에서 짧은 업력 및 작은 규모(자본금 3500만 달러)에도 불구하고 우량담보 및 우량 여신 위주 자산 성장을 바탕으로 조기 BEP(손익분기점) 달성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진 지점장은 대구은행 호찌민지점이 짧은 시간 성과를 낼 수 있던 원동력으로는 ‘선택과 집중’, ‘신속한 의사 결정’을 꼽았다.
대구은행 호찌민지점은 지점 개점 초기 다른 한국계 은행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모 측면에서 열위에 있었던 만큼 신디케이트론 및 사모사채 인수 등 우량 자산 위주의 영업에 집중했다고 한다.
또 중소기업 대출에 특화한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며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한 점이 도움이 됐다.
진 지점장은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회사, 제조기업, 현지 증권회사 등과의 친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기업 여신을 활발히 추진해 지난해 8월 말 기준으로 여신을 7500만 달러(약 1천억 원) 수준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대구은행 호찌민지점은 2020년 문을 연 뒤 2년 연속 적자를 냈으나 2022년 순이익 77만7천 달러를 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구은행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가운데 가장 늦게 베트남에 발을 딛었다. 호찌민지점이 문을 연 것은 2020년 8월로 역사가 아직 3년이 안 된다.
진 지점장은 2021년 1월부터 호찌민지점을 이끌고 있다. 이전 호찌민지점장이 호찌민지점 개점에 주안점을 뒀다면 진 지점장은 호찌민지점의 초기 성장 기반을 다지는 게 본인의 역할이라고 보고 있다.
진 지점장은 베트남에서 근무하는 한국계 은행 법인장, 지점장 통틀어 유일하게 베트남말을 할 수 있다. 이는 진 지점장만 지니고 있는 강력한 무기다.
베트남에서는 영어 활용도가 높아 베트남말을 못 하더라도 사업을 할 때 별다른 지장이 없지만 대화가 무르익었을 때 베트남말을 하면 확실히 친밀감이 형성되는 것을 느낀다고 진 지점장은 말했다.
진 지점장은 DGB금융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대 전략에 발맞춰 사회공헌활동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대구은행 호찌민지점은 2022년 12월에는 ‘베트남 대경 상공인 협의호’와 협력해 한 달 동안 ‘호찌민 한인회’에 쌀과 라면을 전달했고 NGO 단체인 ‘SAPP’, ‘사이공 한글학교’에 3천 달러의 후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올해 4월에는 친환경 사업과 관련한 신디케이트론에 참여하기도 했다.
진 지점장은 “앞으로도 베트남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ESG 경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