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 동안 지지율 변화를 살펴볼 때 지지층 결집을 다졌지만 확장성은 부족하다는 시선이 떠오른다. |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년을 맞는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1년 동안 크고 작은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대통령 ‘지지율’은 정치권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주요한 관심사였다.
대통령에 오른 지 1년이 된 시점에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살펴봤을 때 전통적 보수 핵심 지지층은 흔들림이 없어 보이지만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9일 발표한 ‘대통령 취임1주년 특별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1년 지지율은 39.4%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48.56%)과 비교하면 1년여 만에 10%포인트 가까이 지지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세계 주요국가 지도자들과 비교해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4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21%로 22개 주요국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낮았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처음부터 낮았던 것은 아니다. 2022년 5월10일 취임하고 사흘 뒤 한국갤럽이 발표한 첫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대선 득표율보다 높은 52%였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첫 내각 구성부터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사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의대 입학 '아빠찬스' 논란 등이 발생하며 임기 초 국정 동력을 상당 부분 잃었다.
결국 2022년 6월4주 차 한국갤럽 조사에서 47%의 지지율을 보이며 취임 한 달여 만에 대선 득표율 아래로 떨어졌다.
인사는 여러 차례 윤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이 만 5세 아동 입학 논란으로 2022년 8월 사퇴했을 때 한국갤럽 기준 윤 대통령 지지율은 24%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2월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에 지명됐다가 아들의 학폭 논란으로 사퇴한 일도 대통령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요인으로 꼽힌다.
2022년 8월 수도권 집중호우 때 미흡한 대처는 박 전 장관 사퇴와 함께 지지율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2022년 10월29일 터진 이태원참사 역시 윤 대통령 지지율이 한동안 30%대 초반 박스권에 머무른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다.
윤 대통령은 노동 현안 문제를 다루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12월 화물연대 파업에 타협하지 않겠다며 원칙에 따르는 강경 대응으로 보수층의 지지를 이끌어내 지지율이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이는 윤 대통령이 올해 들어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며 주52시간제 폐지에 나서게 되는 배경으로도 작용했다.
그러나 회복세를 보이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주69시간제 논란이 일어 상승세가 꺾였고 올해 3월 발표된 일본 강제징용 배상안 발표로 다시 하락했다.
특히 ‘외교’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 흐름에 큰 변곡점을 가져온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갤럽이 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정수행 긍·부정평가 이유 1위가 모두 '외교'였다.
윤 대통령의 외교는 대부분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윤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이었던 나토(Nato) 방문 일정에서 민간인인 이원모 인사비서관 부인이 동행한 사실이 알려지며 2022년 7월 부정평가가 49%로 긍정 평가(37%)를 앞지르며 첫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두 달 뒤인 2022년 9월 미국 방문 중 이른바 ‘날리면’ 논란이 불거지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다시 한 번 최저치(24%)를 찍었다.
윤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워싱턴 선언’을 성과로 강조했지만 5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조사에서 지지율은 33%를 기록하며 소폭 상승(3%포인트)하는 데 그쳤다.
윤 대통령이 국민들과 소통하겠다며 도입한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도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윤 대통령이 출근길 문답에서 경찰의 ‘국기문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출신 인사도배’ 등 즉흥적 발언으로 논란을 빚으며 '대통령의 입이 리스크'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취임 뒤 약 6개월 동안 이어지던 출근길 문답은 지난해 11월21일 대통령실이 '불미스러운 일'을 이유로 청사1층에 가벽이 설치되면서 중단됐다.
윤 대통령이 출근길문답을 중단한 뒤 한동안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며 기자회견 같은 ‘양방향’ 소통보다는 ‘생중계’ 형식의 제한적 소통이 늘었다. 윤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조선일보 단독 인터뷰로 대신했고 취임 1주년 기자회견도 하지 않기로 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5월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0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선수단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현재 윤 대통령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30%대로 집계되는데 지지율 변화 양상으로 봤을 때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많다. 중도층이나 진보층보다 주요 지지층인 보수층의 긍정평가 비율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생중계된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국민에게 직접 주요 정책을 설명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것 역시 지지층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무너진 시스템을 회복하고 체감할만한 성과를 이루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거대야당 입법에 가로막혀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기 어려웠던 점도 있다”고 말했다.
또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닌 적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와 마찬가지로 범죄자의 선의에 기대는 감시 적발 시스템 무력화는 수많은 사회적 약자를 절망의 늪으로 밀어 넣어 버렸다”며
문재인 정부가 검찰의 마약수사 능력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