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수장 공백 사태를 맞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후임 인선 작업에 속도 차이가 난다.
나희승 전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해임된지 두 달이나 지났지만 한국철도공사는 사장 공고조차 내지 못하는 가운데 실무책임자 인사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등 리더십 공백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 나희승 전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해임된지 두 달이나 지났지만 한국철도공사는 사장 모집공고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김경욱 전 사장이 사퇴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사장 모집공고를 올리며 발빠르게 후임 사장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한국철도공사 사장 선임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한국철도공사는 3월초 나희승 전 사장이 해임된 뒤 3월23일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면서 후임 인선에 속도를 내는 듯 싶었지만 그 이후론 사장 모집공고조차 내지 않고 있다.
모집공고의 주체는 한국철도공사지만 통상적으로 국토교통부와 의견조율을 어느정도 마친 인사들이 사장에 응모하는 만큼 사장 모집공고가 나지 않는 것은 국토교통부가 마땅한 후보군을 찾지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월5일 서울 영등포역을 찾아 서울역∼금천구청역 구간에서 철도안전점검을 실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코레일 사장은 책임과 부담을 갖고 해야 할일이 많다"며 "상반기 안에 적임자를 빠르게 뽑겠다"고 말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한국철도공사 사장을 맡겠다고 선뜻 나서는 인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다. 철도 공기업 사장이 원래 정치적 입김을 크게 받아온 자리인 데다 한국철도공사가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철도공사는 2017년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22년엔 영업손실 3969억 원을 냈으며 누적 부채는 2017년 14조8808억 원에서 지난해 18조6608억 원으로 4년 동안 3조8천억 원 늘었다. 연 평균 약 1조 원씩 부채가 늘어난 셈이다.
수장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실무책임자급의 인사 적체도 발생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실·본부장급 19명 가운데 6명이 아래직급을 함께 맡는 직무대행인 상태다. 한국철도공사 고위급 인사는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 이뤄지는데 나희승 전 사장의 해임절차가 지난해 말부터 진행되면서 정년퇴직으로 발생한 결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새 사장이 선임되기 전까진 국토교통부와 인사협의가 어려울 것"이라며 "6월 정년퇴직 이후 간부급 인사의 직무대행 체제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인천국제공항 전경.
고준영 사장 직무대행 체제의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한국철도공사와 달리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사장 공백기를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3일 사장 공모절차를 시작해 이달 10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김경욱 전 사장이 4월28일 자리에서 물러난 지 5일 만이다. 이르면 7월엔 새 사장이 임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사장 선임 절차를 위해 비상임이사와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지난달 하순 첫 회의를 열었다. 김경욱 전 사장이 사퇴 의사를 약 한 달 전에 미리 밝힌 까닭에 후임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한국철도공사와 달리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영상황이 나쁘지 않은 점도 후임 사장 인선 작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냈지만 엔데믹을 맞아 올해엔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인천국제공항 국제여객은 114만 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952.6% 늘었으며 올해 연말까지 2019년의 75% 수준인 약 5300만 명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인천국제공항 내 10년짜리 면세사업권 입찰이 흥행하면서 장기간 먹거리를 확보하기도 했다. 중국 기업의 면세점 입찰전 참가에 국내 기업들이 임대료로 높은 금액을 써내면서 수익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여겨진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