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사장의 삼성SDS 대표이사 임기는 2024년 3월16일까지다. 게다가 삼성SDS는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을 위한 삼성그룹 오너가의 지분매각으로 최근 주가 흐름도 좋지 않아 황 사장은 주주들로부터도 기업가치 관리에 실패했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2022년 5월31일 15만 원까지 갔던 삼성SDS 주가는 2023년 5월4일 기준 11만8500원으로 20% 이상 하락했다. 주주들 사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주식(지분율 9.2%)을 매각한다면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황 사장은 삼성SDS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카드’로 클라우드 사업에 더욱 힘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의 클라우드 사업은 올해 1분기, 최초로 분기 매출 4천억 원을 넘어서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매출 비중이 IT서비스 부문 내에서 28%까지 급등했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11%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올해는 비용절감, 데이터 효율화를 위한 고객사의 클라우드 전환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 클라우드는 최근 그룹사 내 수주뿐만 아니라 민간, 공공 시장 참여자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고객사 확대를 통한 레퍼런스(거래 사례) 확대는 향후 차세대 프로젝트 수주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 삼성SDS 동탄 데이터센터 전경. <삼성SDS>
황 사장은 클라우드 관리사업(MSP)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업(CSP)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관리사업은 아마존, MS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업자와 고객회사를 연결해주는 사업으로 삼성SDS는 그동안 CSP보다는 MSP에 더 집중했다.
하지만 클라우드 관리 사업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하청으로 부가가치 창출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삼성SDS는 2022년 말 동탄에 국내 최초로 고성능컴퓨팅(HPC) 전용 데이터센터를 세우며 CSP를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SDS는 올해 2분기부터 CSP를 제공하는 곳을 약 12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마존, MS를 비롯해 NHN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까지 경쟁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황성우 사장은 올해 3월10일 CSP, MSP,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역량을 포괄한 새 브랜드 슬로건 ‘클라우드 심플리 핏’을 발표하면서 “기업은 그 자체로도 복잡한데 클라우드까지 복잡하니 그 둘이 곱해지면 얼마나 복잡하겠는가”라며 “삼성SDS는 이를 클라우드 심플리 핏으로 간단하게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소주에 어울리는 김치찌개처럼 고객에게 특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SDS가 보유한 약 5조 원의 순현금을 활용해 신사업 발굴을 위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SDS는 올해 3월 국내 1위 공급망관리 소프트웨어기업 엠로 지분 33.4%를 1118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삼성SDS 순현금이 5조 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기대에 못 미치는 규모의 거래였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황 사장은 3월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보유한 현금을 어떻게 쓸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계속 인수 대상 기업들을 보고 있다”고 추가 인수합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