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모터스가 예상치를 하회하는 차량 인도량을 발표했다. 사진은 2023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 마린카운티에 위치한 도시 코르테 마데라에서 루시드모터스 차량이 충전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제2의 테슬라'로 주목 받았던 리비안과 루시드가 일제히 저조한 실적을 발표하며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뒤쳐지기 시작했다.
13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루시드는 2023년 1분기에 1406대의 전기차를 고객에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증권가 예상치인 2천 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루시드의 성적표는 지난 분기와 비교해도 부진한 수준이다. 2022년 4분기 인도량인 1932대와 비교하면 27.2% 감소했다.
이에 앞서 리비안이 최근 발표한 1분기 전기차 생산량 및 고객 인도량은 모두 지난해 4분기보다 감소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테슬라의 대항마로 성장할 잠재력을 인정받던 루시드와 리비안 등 전기차 스타트업이 모두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고전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두 전기차 신생기업이 저조한 실적을 올리게 된 주요 원인은 테슬라의 공격적 가격 정책으로 분석된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세계 주요 시장에서 여러 차례의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루시드와 리비안 등 후발주자에 더욱 어려운 경쟁환경을 주도했다.
루시드와 리비안은 모두 전기차 사업 진출 초기 단계라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자연히 가격 경쟁이 벌어져도 전기차 판매가를 내려 대응할 여력이 부족하다.
CNBC는 루시드가 차량 생산 측면에서 문제를 겪고 있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올해 루시드 전기차 예약 물량이 2만8천 대임에도 불구하고 생산 계획은 절반인 1만4천 대 밖에 잡아두지 않아서다.
최근 단행한 대규모 인원 감축도 루시드의 재무 상태가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루시드는 최근 전체 직원 가운데 18%에 달하는 1300명의 직원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CNBC는 루시드가 1분기에 퇴직금 명목으로 최대 3천만 달러(약 388억7760만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했다. 인원 감축은 차량 생산 능력이 하락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리비안 역시 아직 전기차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 생산에 무리하게 투자하고 있어 실적과 재무구조를 단기간에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얻고 있다.
루시드와 리비안이 제2의 테슬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길은 갈수록 험난해지는 셈이다.
CNBC에 따르면 루시드그룹은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을 발표한 뒤 장외시간에 주가가 3% 이상 하락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