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국제학술지인 해양오염학회지 4월호에 게재된 ‘한국에 좌초한 대형해양생물 체내 미세플라스틱’ 논문에 따르면 한국 해변에서 2019년에서 2021년 사이 죽은 채로 발견된 대형 해양동물 12마리를 해부한 결과 미세플라스틱 1902개가 발견됐다. 상괭이 7마리와 참고래 1마리, 남방큰돌고래 1마리, 돌고래 1마리, 붉은바다거북 2마리 등 조사 대상이 된 모든 대형 해양생물의 소화기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사진은 7일 경남 사천 해안에서 발견된 상괭이 사체의 모습. <사천해양경찰서> |
[비즈니스포스트] ‘웃는 돌고래’로 유명한 상괭이 등 한국 주변 해역의 대형 해양동물들이 미세플라스틱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세플라스틱은 의도적으로 제조됐거나 기존 제품이 조각나 크기가 5㎜ 미만으로 작아진, 물에 녹지 않는 플라스틱 조각이다.
12일 국제학술지인 해양오염학회지 4월호에 게재된 ‘한국에 좌초한 대형해양생물 체내 미세플라스틱’ 논문에 따르면 한국 해변에서 2019년에서 2021년 사이 죽은 채로 발견된 대형 해양동물 12마리를 해부한 결과 미세플라스틱 1902개가 발견됐다.
상괭이 7마리와 참고래 1마리, 남방큰돌고래 1마리, 돌고래 1마리, 붉은바다거북 2마리 등 조사 대상이 된 모든 대형 해양생물의 소화기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의 평균 크기는 273.2㎛(마이크로미터)다.
재질별로는 폴리프로필렌(PP)이 44%,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가 17%, 폴리에틸렌(PE)이 11% 등 순으로 비중이 컸다.
종별로 보면 상괭이에게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이 단위 무게당 1.67∼11.63개로 가장 많았다.
그밖에 참고래 3.94개, 붉은바다거북 0.34∼1.94개, 돌고래 0.48개, 남방큰돌고래 0.46개 등 순으로 발견된 단위 무게당 미세플라스틱이 많았다.
상괭이가 수심 100m 이하의 얕은 해역에서 주로 생활한다는 점이 미세플라스틱 섭취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연안에서 생활할수록 육지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에 자주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상괭이와 마찬가지로 얕은 바다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는 상괭이와 주식이 달라 상대적으로 체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적게 발견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대형 해양생물의 성숙도와 몸길이 등에 미치는 영향까지 입증되지 않았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