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며 은행권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지만 국내 중소형은행들은 구조적으로 다른 것으로 분석됐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1일 “국내 중소형 은행들은 이자이익 중심 구조로 미국 SVB와 전혀 다르다”며 “건전성 악화는 공통적인 상황이지만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많이 개선됐다”고 바라봤다.
▲ 미국 은행들이 연이어 문을 닫아 은행권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지만 국내 중소형은행들은 구조적으로 다른 것으로 분석됐다. |
최근 미국 실버게이트 은행을 시작으로 SVB과 시그니처은행이 문을 닫았다. 국내 은행권의 불안감도 이에 따라 커져 금융감독원은 17일 ‘2023년도 은행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에서 올해 은행의 안전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SVB의 파산이유로는 자산구조와 유동성 비율이 지목되고 있지만 국내 중소형은행들은 다른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 연구원은 “SVB는 금리가 오르면서 다수 보유하고 있던 미국 국채가 평가손실을 입어 미실현 손실이 발생했고 예금지급 능력도 부족해 뱅크런에 대처하지 못했다”며 “다만 국내은행들은 이자이익 중심의 사업구조를 지녀 SVB와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국내은행들은 고객에게 예금을 받고 그 돈을 대출해 주며 얻는 이익에 치중해 와 금리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손실 측면에서 SVB보다 낫다는 이야기다.
메리츠증권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미국 SVB의 대출금을 예수금으로 나눈 비율을 의미하는 예대율은 42.9%였다. 반면 국내은행들의 평균 예대율(지난해 3분기)은 89%였고 지방은행은 97.6%, 저축은행 전체 예대율은 91.2%였다.
미국 SVB와 국내 중소형은행의 공통점으로는 은행에서 돈을 빌린 고객들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 꼽혔다.
조 연구원은 “SVB와 국내은행들은 여러 면에서 다른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고객들의 건전성은 공통문제다”며 “SVB의 주요 고객인 벤쳐캐피탈과 스타트업들이 경영악화로 예금을 인출한 것처럼 국내은행들의 주요 고객인 기업과 가계의 연체율 지표가 상승전환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은행들의 자본건전성 지표는 많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조 연구원은 “저축은행이 은행업권 내에서는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과거보다 개선됐다”며 “지난해 3분기 기준 BIS자기자본비율은 12.9%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전인 2010년 4분기의 9.0%보다 나아졌다”고 바라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