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뜻밖에 직면한 '박동훈 리스크'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르노삼성차는 올해 중형세단 SM6로 국내판매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 CEO 리스크로 하반기 영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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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 |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주에 박 사장의 기소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르노삼성차는 검찰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사장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으로 재직하며 국내 폴크스바겐 차량의 수입과 판매를 총괄했다.
박 사장은 8일 폴크스바겐의 연비 및 배출가스량 조작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박 사장은 5일 참고인 신분으로 차량의 배출가스량 조작 사실을 알고도 판매했는지에 대해 조사받았다. 이 과정에서 혐의가 일부 발견되면서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었다.
박 사장이 기소되면 르노삼성차는 하반기 QM6 출시를 비롯한 굵직굵직한 경영현안을 앞둔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상반기 국내 자동차회사 5곳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승승장구하는 상황에서 찬물이 끼얹어지는 셈이다.
르노삼성차는 9월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QM6를 출시한다. QM6는 하반기 SM6와 함께 르노삼성차를 이끌 주력차종이다. 국내에서 가장 수요가 높은 차급 가운데 하나인 중형 SUV인 만큼 QM6의 성공여부에 올해 르노삼성차의 실적이 달려있다.
박 사장이 검찰수사에 발목이 잡힐 경우 르노삼성차는 하반기에 공세적인 마케팅을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박 사장은 SM6 출시 때에도 몇달 전부터 활발한 사전마케팅을 벌여 SM6의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박 사장은 QM6를 6월 초 열린 2016부산국제모터쇼에서 공개하면서 월 5천 대 이상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케팅의 귀재라 불리는 박 사장이 QM6의 포지셔닝과 가격책정 등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없게 된다면 QM6의 성공적인 안착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국내 중형세단시장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점도 르노삼성차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근 중형세단시장에서 한발 뒤쳐져 있던 기아차가 2017년형 K5를 출시하며 중형세단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대차는 4월 2017년형 쏘나타를 내놓은 데 이어 2016년형 쏘나타를 대상으로 사상 최초로 60개월 무이자할부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GM의 신형 말리부는 5월 중순 출시돼 열흘 동안 3천 대 이상 팔렸다.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6월에는 6310대가 팔리며 SM6 판매량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SM6는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하반기 개별소비세 인하조치 종료와 경쟁사들의 공격적 판매 전략으로 하반기 판매는 장담할 수 없다. 출시된 지 5달이 되면서 신차효과가 끝날 가능성도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상황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며 “QM6 출시 등 하반기 판매전략은 이미 수립돼 있어 검찰수사 결과가 르노삼성차의 하반기 판매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