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백화점 직원들이 스마트TV를 활용해 인공지능 카피라이터 '루이스'를 시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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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이 자체개발한 인공지능 카피라이팅 시스템이 직접 작성한 광고 카피다.
현대백화점이 광고 카피와 판촉행사 소개문 등 마케팅 문구 제작에 특화된 인공지능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를 3월2일 정식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백화점업계에서 마케팅 글쓰기에 최적화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실무에 투입하는 것은 현대백화점이 처음이다. 그동안 유통업계가 활용한 인공지능 기술은 정해진 질문‧답변 시나리오대로 작동하는 고객 상담용 챗봇이 일반적이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루이스는 초대규모 인공지능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해 사람처럼 문장과 문맥을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다. 감성적이고 창의적 작문도 가능하다.
루이스는 네이버의 초대규모 인공지능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기본 엔진으로 사용한다. 하이퍼클로바는 미국 오픈AI사의 'GPT-3'와 비교해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해 우리말을 가장 잘 이해하고 구사하는 초대규모 인공지능이라고 현대백화점은 설명했다.
루이스는 문학 작품을 사랑하고 마케팅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20대 청년을 콘셉트로 개발됐으며 최신 마케팅 문구를 집중적으로 학습했다.
루이스는 현대백화점이 최근 3년 동안 사용한 광고 카피와 판촉행사에서 쓴 문구 등에서 고객 호응을 얻었던 데이터 1만여 건을 집중적으로 학습했다. 현대백화점이 추구하는 감성과 고급 언어, 세련된 뉘앙스 등에 가장 부합하는 문구 특징을 익히기 위해서다.
루이스를 개발한 회사는 현대백화점그룹 내 정보기술(IT)기업 현대IT&E다. 현대IT&E는 앞으로 3년치 데이터를 추가 학습시키는 고도화 작업을 추진한다.
루이스를 통해 광고 카피를 만들어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루이스와 대화하는 것처럼 디자인된 웹사이트에 행사 참여 브랜드와 테마‧시즌 등 핵심 키워드를 입력하면 10초 안에 제목과 본문으로 조합된 카피들이 추출된다.
키워드를 추가하거나 바꾸는 식으로 다양한 제목과 본문 조합을 생성할 수 있다.
루이스는 타깃 연령대까지 고려해 문구의 톤과 어투를 조절할 수도 있다. '아트페어' 타깃을 20대로 설정하면 '인싸가 되고 싶다면 현백으로 모여라'라는 문구를 만들고 50대가 타깃인 경우에는 '예술이 흐르는 백화점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로 결과가 달라진다.
루이스는 2월 초부터 2주 동안 현대백화점 커뮤니케이션팀 등 관련 부서 120여 명의 테스트를 거쳤다.
행사 기획 의도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등을 외부 전문 카피라이터와 소통하고 1차 카피를 도출하는 데 통상 2주가량 걸리던 업무시간이 평균 3~4시간 내로 줄어 카피라이팅 관련 업무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고 현대백화점은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앞으로 배너 광고와 상품 소개 페이지 등 마케팅 문구 생성에 최적화된 e커머스 버전을 추가로 개발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로 루이스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