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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KTX 울산 땅 투기 의혹으로 돌아본 보수정당 경선 잔혹사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3-02-24 13: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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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경쟁자들의 거센 공격을 받고 있다.

이번 당 대표 경선뿐 아니라 과거 보수정당의 당내 경선에서는 여러 차례 '메가톤급' 의혹이 제기된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당내 경선에서 제기됐던 의혹이 그 뒤 해당 정치인들의 거취에까지 영향을 미쳤던 일도 있었던 만큼 이번 김 후보의 부동산 투기 논란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 지 관심이 쏠린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542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기현</a> KTX 울산 땅 투기 의혹으로 돌아본 보수정당 경선 잔혹사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며 과거 보수정당 경선에서 제기됐던 각종 의혹에 관심이 모인다.  김기현 후보(사진)가 2월2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24일 YTN '박지훈의 뉴스킹입니다'에서 “우리 국민들에게 부동산 문제는 역린이다”라며 “김기현 후보가 (부동산 투기 의혹에)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울산 KTX역 인근 임야 투기 의혹은 황교안 후보가 15일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첫 TV토론에서 제기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황 후보가 제기한 의혹은 김 후보가 1998년 3800만 원으로 매입한 맹지에 KTX 울산역으로 가는 도로가 지나게 되면서 약 1800배의 시세 차익을 얻게 되는데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게 골자다. 김 후보는 2004, 2008, 2012, 2020년 총선까지 울산에서만 국회의원에 네 번 당선됐으며 2014년부터 2018년까지는 울산시장을 역임했다.

황 후보는 20일 입장문을 통해 “김 후보의 KTX 역세권 연결도로 변경 문제는 땅 투기 문제가 아니라 권력형 토건비리 문제”라며 “땅을 언제 샀느냐가 아니라 왜 도로를 김 후보의 땅으로 휘어지도록 바꿨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후보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터널을 뚫는 계획은 민주당 소속인 송철호 울산시장 재임시절에 확정됐다”며 “1800배 시세 차익 주장은 소유한 땅과 공시지가 기준으로 백 배 이상 차이나는 땅으로 계산한 것이며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황 후보에 이어 천하람 후보까지 김 후보의 땅 투기 의혹 공세에 가세하며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천 후보는 전날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TV토론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총선에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김 후보의 땅 투기 의혹을 파고들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김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을 규명할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당 밖으로 확산됐다.

이처럼 보수정당 내부 경선에서 상대 후보로부터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커진 것은 김 후보 뿐만이 아니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과 한나라당 경선에서도 상대 후보가 제기한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사례가 여럿 있다.

보수정당 경선 의혹의 ‘잔혹사’로 꼽히는 대표적 사례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맞붙었던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이다.

당시 박근혜 후보는 ‘경제대통령’을 표방했던 이명박 후보를 향해 ‘도곡동 땅 차명보유’, ‘BBK 실소유주’ 의혹을 제기하며 도덕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

도곡동 땅 논란은 이 후보의 큰형 이상은과 처남 김재정이 1985년 공동 명의로 현대건설로부터 1천 평이 넘는 도곡동 땅을 15여억 원에 매입했는데 1994년 포스코에 263억 원에 팔아 247억 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박 후보 측은 땅을 매입할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 이 후보였고 강남 개발이 이뤄지던 시기라며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는 이 후보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도곡동 땅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대통령 당선 전까지 이 후보를 끊임없이 괴롭혔던 BBK 사건과도 연결된다. BBK 사건은 5천여 명의 소액 투자자들에게 600억 원 이상의 피해를 입힌 주가조작 사태다. 

그런데 도곡동 땅 매각 대금 가운데 22억 원이 다스에 투자됐고 다스는 다시 190억 원을 BBK에 투자했다는 것이다. 이상은, 김재정이 다스의 대주주라는 점이 밝혀지며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으로 이어졌다.

당시 이 후보 측은 박 후보와 최태민, 최순실과의 관계를 거론하며 반격했다.

당시 이 후보 캠프의 장광근 대변인은 2007년 6월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최태민 일가에 의한 국정농단 개연성은 없겠나”라며 ‘국정농단’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공교롭게도 2007년 대선 경선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이 이후 사실로 드러나며 고초를 겪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다스 회사자금 횡령 등으로 2020년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가 2022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7년 최순실 씨가 국정에 개입한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됐다. 2017년 3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2년의 판결을 받고 수감생활을 하다 2021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면을 결정했다.  

이밖에도 2014년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는 서청원 후보가 김무성 후보의 대학 재학 기간과 군 복무 기간이 겹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당 선관위에 학력과 병역 확인을 요청했다.

또 2010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에는 홍준표 후보가 안상수 후보에게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안상수 후보의 병역면제 사유가 ‘행방불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쏟아졌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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