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쌍용차에 따르면 3월22일 예정된 주총에서 쌍용차에서 KG모빌리티로 사명 변경 안건 의결을 의결한다. 안건이 통과되면 1988년 이후 35년 만에 쌍용차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를 놓고 곽 회장이 자동차사업에 도전하면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결의를 보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꾸기 위해서는 자동차 엠블럼(상징)부터 기존 대리점의 간판 교체, 사명 광고 등까지 어림잡아 수천억 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쌍용차가 새로운 엠블럼으로 교체하는데만 1천억 원이 들 것이라고 바라본다.
쌍용차는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을 보는 등 경영정상화까지 갈 길이 먼 만큼 아직 자금이 넉넉하지는 않다. 이런 상황에서 사명변경에 따른 엠블럼 교체 등까지 고려하면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더구나 사명 교체로 35년 동안 국내에서 쌓아온 쌍용차 인지도도 포기하게 되는 만큼 새 사명을 알리기까지 장시간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이런 문제는 과거 쌍용차를 인수했던 상하이자동차와 마힌드라그룹이 사명을 변경하지 못한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곽 회장으로서는 쌍용차가 2번의 회생과정을 거친 만큼 새로운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곽 회장은 2022년 12월 열린 자동차의 밤 행사에서 사명변경을 발표하면서 고민이 컸다고 말한 바 있다.
쌍용차는 국내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명가라는 이미지도 갖고 있지만 과거 중국과 인도 기업으로 매각되는 과정에서 부정적 이미지도 많이 쌓였다는 점에서다.
특히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KG모빌리티로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을 가져갈 수 있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일례로 기아자동차는 2021년 사명에서 '자동차'를 떼면서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기아라는 핵심 브랜드까지 바꾼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업계의 대표적 리브랜딩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뿐 아니라 르노삼성자동차도 지난해 사명에서 삼성을 뗐고 GM대우도 2011년 한국GM로 사명을 바꾸면서 GM의 쉐보레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왔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이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는 시점과 맞물리면 오히려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곽 회장은 쌍용차에서 앞으로 출시하는 신차부터 'KG' 로고를 넣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쌍용차에서 올해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델은 토레스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인 만큼 전기차에 KG로고가 처음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U100(토레스 전기차의 프로젝트명)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기차 브랜드로서 KG모빌리티의 인지도를 쌓을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에서 사명과 엠블럼 등을 교체하는 것은 새로운 브랜드로 가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전략이지만 기존 이미지를 포기한다는 점에서 리스크도 크다”며 “KG모빌리티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올해 출시 예정인 전기차뿐 아니라 후속모델 출시가 순조롭게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