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과 면세점업계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불거진 중국리스크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화장품과 면세점사업은 모두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과 면세점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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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시내 한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고 있다. |
중국은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9일 “사드배치는 한반도 방위 수요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그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중국 여론도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 비판적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사드를 배치하는 한국을 제재해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0%(5만4315표)가 ‘제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면세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한국행 여행조건을 까다롭게 만드는 등 간단한 행정조치만으로도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중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면세점은 중국 정부의 후속 조치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전체 면세점 매출의 약 58%를 중국인 관광객에게 의존하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의 면세점 판매비중이 날로 높아지는데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경우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중국정부가 사드배치에 대한 반발로 신규 화장품 위생허가 요건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제품 수출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리스크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감안해 볼 때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는 정부 규제가 아닌 독립적인 소비심리에 더 크게 좌우됐다”며 “단순한 정치적 분쟁에 따른 무역과 관광의 규제는 그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예상과 다르게 사드배치 문제로 중국인들의 반한 감정이 고조될 경우 한국 화장품 수요 등에 일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하지만 이 경우에도 그 영향은 우려만큼 크지도, 장기화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드배치가 결정난 뒤 화장품 및 면세점업체의 주가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LG생활건강 주가는 11일 전날보다 4만 원(-3.55%) 떨어진 108만8천 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에이블씨엔씨(-3.9%)과 잇츠스킨(-3.6%), 한국콜마(-0.6%), 코스맥스(0.62) 등도 하락한 채로 마감했다.
호텔신라(-3.46%)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6%) 등 면세점업체들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