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3-02-06 11:2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곽수윤 DL건설 대표이사가 사전 위험관리로 다져진 체력 기반 위에서 수익성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DL건설은 과거 법정관리 경험이 있어 사업위험과 부채비율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곽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온 이익 개선을 올해도 이어가려 한다.
▲ 곽수윤 DL건설 대표이사가 위험관리로 다져진 체력을 기반으로 수익성 확대를 꾀한다.
6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DL건설은 2024년까지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가뭄에도 자라는 나무가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DL건설은 주택사업 수주 때 기성불 방식으로 사업위험을 사전에 관리해 공사비를 떼일 위험이 낮다”며 “맡은 현장을 완공하기만 하면 2024년까지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DL건설은 2020년 삼호와 고려개발이 통합해 ‘대림건설’로 출범했다. 삼호와 고려개발은 DL이앤씨(옛 대림산업)의 계열사였다. 이 뒤에 2021년 3월 DL건설로 이름을 바꿨다.
삼호와 고려개발은 모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경험했다. 삼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1월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고려개발은 과거 용인 성복지구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서 착공조차 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출 만기 연장을 시도했으나 대주단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2011년 11월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후 삼호는 2016년 12월, 고려개발은 2019년 11월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DL건설은 과거 아픈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주택사업 수주 때 기성불 방식으로 사전 사업위험 관리에 나섰다. 분양경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이런 노력이 빛을 볼 수 있게됐다.
기성불 방식은 조합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토지비와 공사비의 자금을 조달하고 공사 진행률에 따라 시공사에게 공사비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다른 방식으로는 분양수익이 생기면 공사비를 받는 분양불 방식이 있다.
분양불 방식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이 토지비와 초기 사업비 확보 수준에 그치게 되면 시공사가 공사비를 자체적으로 충당해야 하기에 사업위험이 높다.
분양불 방식은 위험을 지는 대신 수익성을 높일 수 있지만 최근과 같이 분양 시장이 얼어붙으면 공사비 회수가 어려워진다. 반대로 기성불 방식은 수익성은 낮지만 분양 성적에 관계 없이 안정적으로 공사비를 회수할 수 있다.
곽수윤 대표는 고려개발의 워크아웃 시절인 2018년 11월부터 대표이사 전무를 맡았고 지난해 11월 DL건설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어려운 시절 주택 전문가로서 사업위험을 관리해온 만큼 올해부터 이익체력 회복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DL건설은 2022년 1분기 별도 기준으로 매출 3333억 원, 영업이익 39억 원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대형 프로젝트가 준공돼 매출 공백이 있는 상황에서 건설자재값 상승 영향이 더 큰 물류센터 현장에서 이익률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분기에 영업이익 276억 원, 3분기 195억 원, 4분기 301억 원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