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는 2022년 일본을 제치고 신차 판매량 기준 글로벌 3위에 올랐는데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연간 판매 2위에 올랐다.사진은 현대차의 현지 전략차종인 크레타의 모습. <현대차 인도법인> |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인도 시장에서 현지 브랜드 타타자동차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인도시장에서는 전기차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현대차의 2위 수성은 전기차 라인업 확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인도 현지언론 오토카 프로페셔널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역대 최대판매 기록을 새로쓰며 2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3위 인도 타타자동차와의 격차는 크게 줄어들었다.
현대차는 2022년 인도에서 1년 전보다 9% 증가한 55만2511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타타자동차는 지난해 판매량이 52만6798대로 1년 전보다 59% 늘리며 현대차를 맹추격했다.
현대차와 타타자동차의 격차는 2021년 17만3855대였는데 지난해 2만5713대로 크게 좁혀졌다. 현대차와 타타자동차의 2022년 인도시장 점유율은 각각 14.7%, 14%를 기록했다.
인도시장에서 2022년 1위는 157만 대를 판매한 마루티스즈키가 차지했다. 마루티스즈키는 2019년까지 인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나 2021년 45%, 지난해 41.8%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마루티스즈키가 경차위주 라인업으로 인도시장에서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가운데 현대차와 타타자동차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중심으로 현지 시장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판매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1998년 인도 첸나이 공장을 설립해 진출한 뒤 이듬해부터 현지 시장 2위권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인도는 2022년 425만 대의 신차가 팔려 약 420만 대가 판매된 일본을 제치고 판매량 기준 중국,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올라섰다.
더욱이 인도 전기차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36% 고속성장 할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현지 판매에서 전기차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 정부는 현재 1%에 못미치는 전기차 비중을 2030년 30%까지 끌어올리는 방침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인도 시장 내 상위권 브랜드들은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라인업을 늘려 본격적 경쟁을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인도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는 일본 완성차업체 마루티스즈키는 현지시각 11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오토엑스포2023에서 글로벌 전략 전기차로 개발한 중형 전기SUV 콘셉트카 eVX를 처음 선보였다.
eVX는 60kW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탑재하고 1회 충전으로 최대 550km를 주행할 수 있다. 2025년 인도 시장에서부터 공식 출시될 eVX는 계열사 마루티스즈키를 통해 내놓는 스즈키 브랜드의 첫 전기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인도에서 글로벌 전략 전기SUV 아이오닉5를 공개하고 사전계약에 들어갔다. 타타자동차는 소형 해치백 전기차 티아고EV를 내놓으며 1월 중으로 고객 인도에 들어간다.
타타자동차는 티아고EV 사전예약만 2만 대에 이른다고 밝혔는데 현재 판매량 격차가 근소한 만큼 현대차로서는 판매경쟁에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타타자동차는 티아고EV에 이어 2026년까지 10종의 전기차를 내놓고 관련 기술 개발에 20억 달러를 투입할 방침을 내놨다.
현대차그룹 역시 2028년까지 인도에 모두 400억 루피(약 6235억원)를 투자해 6종의 전기차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현대차는 현재 코나EV를 인도에서 생산판매하며 현지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고 있는데 글로벌 전략 모델 아이오닉5로 올해 인도 전기차 시장에 대응한다. 그 뒤 현대차 브랜드 베스트셀링카 크레타의 전기차 모델까지 추가하며 타타자동차에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오토카 프로페셔널에 따르면 현대차는 크레타EV 개발의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어 올해 4분기 시험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인도 시장 출시를 목표로한다.
자동차업계는 앞으로 인도시장에서 현대차가 2위 자리를 지키면서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느냐는 현지에서 전기차 라인업을 얼마나 빨리 확대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