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3-01-05 16: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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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만언론이 삼성전자, 인텔 등 경쟁사의 추격에도 TSMC가 압도적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5일 “삼성전자와 인텔의 도전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TSMC의 장기적인 전망은 세 가지 주요 요인 덕분에 밝다”며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양산에 성공했다고 강조하면서 2나노와 1.4나노 공정 로드맵도 공개했지만 여전히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 대만 디지타임스는 5일 TSMC가 삼성전자, 인텔 등의 추격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 3가지를 꼽았다.
TSMC의 첫 번째 강점은 최고 수준의 파운드리 기술력이다.
예를 들러 2020년 TSMC와 삼성전자가 5나노 공정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을 때도 성능 측면에서 TSMC가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같은 5나노 공정으로 불렸지만 TSMC는 트랜지스터 밀도를 1.8배 향상시키고 면적은 45% 감소시킨 반면 삼성전자 트랜지스터 밀도를 1.33배 향상시키고 면적은 25% 줄이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2021년 양산을 시작한 4나노 공정도 삼성전자가 초기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반면 TSMC의 4나노 공정은 아이폰14프로 AP ‘A16 바이오닉’ 등에 적용돼 호평을 받았다.
다만 삼성전자도 최근 4나노 공정 수율을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렸고 3나노 공정 양산도 2022년 6월 TSMC보다 6개월 먼저 시작하는 등 기술격차를 대폭 줄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의 두 번째 강점으로 선제적으로 고성능컴퓨팅(HPC) 반도체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는 것이 꼽힌다.
그동안 파운드리 산업의 성장을 이끈 것은 모바일 프로세서(AP)였다. 그 덕분에 애플은 TSMC의 최대 고객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용 반도체 수요는 둔화되고 있는 반면 고성능컴퓨팅(HPC)용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TSMC는 2022년 기준 스마트폰용 반도체와 고성능컴퓨팅 반도체 비중이 각각 40%로 거의 비슷해졌다. 반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매출의 60% 이상을 모바일에 의존하고 있으며 고성능컴퓨팅 매출 비중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TSMC의 마지막 강점으로는 오랜 파운드리 업력이 꼽혔다.
TSMC는 1987년에 설립된 대만 기업으로 파운드리 업력이 30년이 넘는다. 반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이제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TSMC는 이처럼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애플, AMD, 미디어텍 등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과 두터운 협력관계를 쌓아왔다. 2022년 기준 TSMC의 고객 수는 535곳이다. 이는 약 100곳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보다 5배 이상 많은 수치다.
파운드리는 고객이 준 설계도를 바탕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사업 특성상 고객과 신뢰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기본적으로 파운드리 고객들은 기존에 거래하던 파운드리 업체와 계속 거래를 이어가는 것을 선호한다.
TSMC는 ‘고객과 절대 경쟁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파운드리 한 우물만을 팠는데 그 결과, 고객과 떨어지기 어려운 신뢰관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삼성전자 등 후발주자가 고객사를 확대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외에 인텔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며 TSMC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인텔은 타워세미컨덕터를 인수하는 등 세계 2위 파운드리 업체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인텔은 TSMC의 고객 중 하나이며 파운드리 주문과 고객 수를 비교해도 아직 TSMC와 경쟁하기에 불리한 입장에 있다.
또 인텔은 미국과 유럽에서의 대규모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어 향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및 출하량이 감소했을 때 실적이 크게 악화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타임스는 “TSMC는 2023년 인플레이션에 따른 반도체 생산비용 상승, 3나노 제품 초기 생산에 다른 총마진 희석, 감가상각 증가, 해외 투자 확대 등 몇 가지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그러나 향후 몇 년 간 연평균성장률 15~20%, 총이익률 53%는 유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