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2-12-19 16: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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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물산 패션부문,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등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이 해외 새명품(콘텐포러리) 브랜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새명품 브랜드는 기존 명품 브랜드보다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용이하다. 여기에 심플하고 트렌디한 디자인에 독특한 로고로 디자인 포인트를 줘 특히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에 인기를 끌고 있다.
▲ 단순하고 트렌디한 디자인, 독특한 로고를 사용한 것이 특징인 새명품 브랜드가 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주요 패션기업들은 해외 새명품 브랜드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메종키츠네의 상의 제품. 여우로고가 특징이다. < SSF샵 >
패션기업들은 기존 새명품 브랜드의 단독 매장을 늘리고 새로운 해외 새명품 브랜드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자사 편집숍을 통해 소비자의 반응을 살핀 뒤 점차 사업을 확대하는 '안테나숍' 전략을 취하고 있다.
19일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계열사 한섬에 따르면 해외 새명품 브랜드 사업을 확장해 내년까지 사업 브랜드 20개 이상, 매출 1조 원 이상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섬이 해외 새명품 사업 확장 계획을 발표한 것은 국내 패션업계의 무게추가 점차 해외 새명품 브랜드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섬은 '타임', '마인', '시스템' 등 자체적으로 육성한 여성복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다. 패션업계에서 한섬은 그동안 젊은 세대를 공략할 해외 새명품 브랜드의 존재감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올해 12월 기준 한섬이 유통하고 있는 해외 새명품 브랜드는 10여 개에 그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약 40여 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1개의 해외 새명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다.
한섬은 올해 8월 '아워레가시'에 이어 12월에는 '가브리엘라 허스트', '토템', '베로니카 비어드' 등 새명품 브랜드를 차근차근 확보해가고 있다.
▲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계열사 한섬은 자체 편집숍 '무이'를 통해 해외 새명품 브랜드 발굴과 육성에 나서고 있다. 무이 매장 모습. <한섬>
한섬은 앞으로 자체 편집숍 '무이'의 매장 12곳과 '그레이하운드' 매장 17곳을 통해 해외 새명품 브랜드 발굴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한섬은 해외 새명품 패션 브랜드 유치를 위해 지난해 11월 해외패션본부를 부문으로 승격시키고 박철규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부사장을 해외패션부문 사장으로 영입했다.
국내 패션기업 가운데 해외 새명품 브랜드 발굴·육성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곳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해외 새명품 브랜드의 가능성을 주목하고 편집숍 '비이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알린 뒤 착실히 인기를 키워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달 23일 비이커의 3호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
'톰브라운', '아미', '메종키츠네', '꼼데가르송', '르메르' 등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새명품 브랜드는 이미 국내에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메종키츠네는 매장 체험요소를 강화하기 위해 메종키츠네의 카페형 매장 '카페키츠네'를 12월 들어 현대백화점 목동점과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각각 출점했다.
또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삼성전자의 갤럭시와 협업전략을 펼치면서 자사의 새명품 브랜드를 알리기도 했다.
▲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새명품 브랜드 메종키츠네의 카페형 매장 카페키츠네가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입점해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갤럭시Z 폴드3·플립3에 톰브라운의 대표 디자인인 3색줄을 적용한 갤럭시Z 톰브라운 에디션을 공개했다. 또 같은해 10월에는 갤럭시 워치4, 갤럭시 버즈2에 메종키츠네의 로고를 적용한 메종키츠네 에디션을 내놨다.
톰브라운 에디션은 한정수량으로 온라인 추첨을 통해서 판매됐는데 9시간 동안 46만 명이 신청하는 기록을 남겼다. 또한 리셀시장에서는 제품 가격에 더해 최대 200만 원의 웃돈을 주고 거래되는 등 인기를 증명했다.
전통적으로 해외 패션 브랜드의 라인업이 탄탄한 신세계인터내셔널은 일본의 새명품 브랜드 '엔폴드'의 판권을 획득해 올해 9월 국내 사업을 시작했다.
엔폴드는 판권을 획득하자마자 단독매장을 냈는데 오픈 이후 3분기 말까지 목표 매출의 200%를 넘겨 달성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메종 마르지엘라', '아크네 스튜디오', '질샌더' 등으로 대표되는 새명품 브랜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메종 마르지엘라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오프라인 매장을 롯데백화점 동탄점, 갤러리아 광교점,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등으로 확장하며 키운 브랜드다.
패션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해외 새명품 브랜드 사업의 전망은 밝다.
섬정KPMG 경제연구원은 올해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심플하고 트렌디한 감성, 높은 경제적 접근성, 신선한 로고 등이 주요 특징이다”며 “힙하다고 표현되는 독창성과 트렌디함을 중시하는 Z세대가 점차 경제력을 가진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할 미래에는 새명품이 명품업계의 트렌드를 주도할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을 것이다”고 봤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