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2-12-01 14: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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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 내부에서 전당대회 논의가 빨라지는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당대표 출마설이 이어지고 있다.
여러 당권주자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 확실한 ‘카드’로 인정받는 인물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최측근인 한 장관이 다음 총선의 공천권을 쥔 당대표를 맡아 국민의힘을 명실상부한 '윤석열 당'으로 재편하려할 것이라는 관측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다.
▲ 국민의힘 안팎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당 대표 출마설이 커지고 있다. 한동훈 장관이 11월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장관의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국민의힘 안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 가운데 한 명인 안철수 의원은 1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윤석열정부가 안정되는 게 중요한 상황에서 (한 장관이) 장관직을 버리고 대표 선거에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 고민되는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 안팎에서 한 장관의 당대표 출마설이 커지자 견제하는 목소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 목소리도 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11월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장관의 당 대표 출마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장관의 당대표 출마설이 떠오르는 이유로는 현재 당권주자들 가운데 마땅한 ‘친윤’ 인사가 없다는 점이 꼽힌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는 10명 안팎이다. 권성동, 윤상현, 김기현,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위원회 부위원장, 권영세 통일부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친윤’계로 평가되며 유승민 전 의원과 조경태 의원은 ‘비윤’계로 분류된다.
친윤계 당권주자들 가운데 안철수 의원은 대선 때 윤 대통령과 단일화를 했지만 최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퇴를 주장하는 등 윤석열정부와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원조 ‘윤핵관’ 권성동 의원도 당권도전 의사가 있다고 전해지나 문자파동 등 거듭된 실책으로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만큼 당대표로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기현 의원이나 윤상현 의원 등은 친윤 성향을 보이지만 당대표로서 민주당에 맞서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지에 회의적 시각이 많다.
한 마디로 ‘간판스타’가 없다는 뜻이다.
김영우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TV조선 이슈분석에서 “한 장관의 당 대표 출마 얘기가 나오는 것은 현재 국민의힘 당내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반증”이라며 “당 내 지도력을 발휘하고 2024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만한 당대표 ‘구인난’을 보는 것 같다”고 바라봤다.
여기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당대표로 윤석열정부를 향해 비판을 쏟아내는 유승민 전 의원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점도 한 장관의 당대표 출마설이 잦아들지 않도록 하는 요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일반 국민들의 지지가 높은 유 전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당대표 선거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현재 70%(일반국민 30%)에서 90%(일반국민 10%)로 늘릴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당 장악력을 높이고 싶은 윤 대통령으로서는 유 전 의원을 상대할 당대표 카드로 ‘윤심’을 등에 업은 한 장관이 매력적일 수 있다. 한 장관은 차기 여권 정치지도자로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알앤써치가 11월9일 발표한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 조사에서 한 장관은 18%의 지지를 받은 반면 유 전 의원은 4.1%에 그쳤다. 한 장관은 오세훈 서울시장(10.8%), 홍준표 대구시장(8.6%)보다도 앞서며 여권 인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윤 대통령이 ‘정치’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큰 만큼 당대표로 정치권에 오래 몸담은 인물보다 좀 더 젊고 참신한 인물을 원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장관을 당대표 후보로 출마시켜 국민의힘을 개혁하는 상징적 인물로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전날 YTN 정치앤이슈에서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비롯한 지금 집권 핵심 세력들은 국민의힘 의원들 모두 능력 있는 사람 아니라고 보는 것 같다”며 “(그래서) 내가 아끼고 신뢰하는 사람이 국민의힘의 당대표가 돼서 국민의힘부터 개혁하고 정치권을 전반적으로 개혁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한 장관이 입각 후 장관으로서 모습보다는 야당과 싸우는 ‘정치인’의 모습에 가까웠다는 점도 당대표 출마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1월29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한 장관이 최근 자신의 집을 무단 침입한 유튜브 채널 ‘더탐사’를 ‘정치깡패’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정치를 잘 한다”며 추켜세웠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장관의 당대표 출마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용호 의원은 이날 YTN 뉴스라이더에서 “집권여당으로서 얼마나 사람이 없으면 그런(한 장관의 당 대표 출마) 얘기를 할까라고 볼 것”이라며 “집권여당의 자존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