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전기차 확산 추세에 올라타 구동모터코어 사업을 에너지사업에 이어 핵심 수익사업으로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구동모터코어 생산과정. <포스코인터내셔널> |
[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 부품인 구동모터코어 유럽 생산 공장 부지를 연내 확정하고 이르면 내년 완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확산 추세에 힘입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구동모터코어 사업을 에너지 사업에 이은 핵심 수익사업으로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30년 구동모터코어 해외생산 능력 500만 대 달성을 위한 해외 공장 생산 거점을 내년까지 모두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내년 하반기까지 구동모터코어 해외 생산거점의 마지막 퍼즐인 유럽 공장 건설을 완료할 계획을 갖고 있다. 중국과 북미 지역에 이어 세번째로 건설되는 해외 생산거점이다. 2024년 1월 양산을 목표로 한다.
후보지역으로는 슬로바키아와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이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구동모터코어를 납품받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기아 오토랜드 슬로바키아에서 2025년부터 유럽에 특화한 소형 및 중형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또 슬로바키아, 폴란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체코에서는 현대차 공장을 전기차 생산기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구동모터코어 유럽 공장 부지를 연내 확정하고 내년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며 "다만 구동모터코어 유럽 생산기지 국가와 관련해서는 현재 시점에서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구동모터코어는 모터를 구성하는 고정자와 회전자의 구성부품이다. 모터에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핵심 부품으로 전기차 모터 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 도로 위를 달리는 대부분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구동모터코어를 장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대차와 기아뿐 아니라 해외 완성차업체에도 2020년부터 구동모터코어 공급을 시작했다.
지난해 2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5년까지 국내 200만 대, 중국 90만 대, 북미 65만 대, 유럽 45만 대 등 모두 40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시장점유율 20% 이상을 달성해 '글로벌 톱 구동모터 부품사'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뒤 2030년 국내 200만 대, 해외 500만대 등 모두 7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럽 구동모터코어 공장 구축을 완료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30년까지 장기 목표로 잡은 생산능력을 갖추기 위한 국내외 생산 거점을 모두 확보하게 된다.
앞서 7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북미 거점인 멕시코 공장을 착공했다. 내년 1분기 공장 건설을 완료하고 같은해 3분기 양산을 목표로 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멕시코 공장에 2030년까지 약 1600억 원을 투자하곘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내년 완공 초기에 연 30만 대인 생산규모는 150만 대까지 늘어나게 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중국 구동모터코어 생산법인 포스코아도 올해 3월 신규공장을 착공해 내년 하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연간 3만 대이던 중국 구동모터코어 생산량을 2025년까지 90만 대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이미 2030년 장기 생산능력 목표에 도달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항 구동모터코어 전용공장을 지난해 12월 준공해 올 2월부터 정상 가동을 시작하면서 국내 생산목표인 200만 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미 대규모 수주물량을 확보해둔 만큼 해외 생산체제 구축이 완료되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북미 거점인 멕시코 공장 착공 전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와 2030년까지 4억6천만 달러 규모의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포스코아도 이미 54만 대 수주를 완료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대차가 2025년부터 양산할 차세대 하이브리드 차량의 구동모터코어 공급권을 확보했다. 2025년부터 2031년까지 모두 339만4천 대 규모다.
지난해에는 현대차와 기아가 내년과 2024년 각각 출시하는 플래그십 전기SUV EV9과 아이오닉7의 구동모터코어 공급권도 수주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친환경차 구동모터 시장 규모는 2020년 625만 대에서 2025년 3050만 대, 2030년 5420만 대 수준으로 연 평균 24%의 성장이 예상된다.
더욱이 고성능 전기차와 프리미엄 전기차의 등장으로 구동모터코어 수요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전기차는 1대당 1개의 구동모터코어를 장착했지만 고성능 전기차와 프리미엄 전기차는 모터를 대부분 2~3개씩 장착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하는 아이오닉5와 EV6부터 앞뒤로 모터를 장착한 듀얼 모터 4륜구동 모델을 내놓고 있다. 물론 내년 이후 출시되는 EV9과 아이오닉7에도 듀얼모터 사양이 포함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생산거점 확대 전략에 발맞춰 구동모터코어 판매량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0년 66만 대, 지난해 120만 대의 구동모터코어를 팔았는데 내년에는 판매량을 230만 대로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다.
목표 대로 2025년 400만 대 이상을 판매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구동모터코어 100% 자회사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연간 매출규모는 2020년 1671억 원에서 7500억 원으로 4배 넘게 뛸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구동모터코어 사업에서 빠르게 규모의 경제를 갖추며 영업이익도 크게 늘리고 있다.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의 영업이익은 2020년 105억 원 수준에 머물렀으나 2021년 2분기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억 원을 넘어서며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구동모터코어 영업이익 313억 원을 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본업인 철강 트레이딩 사업에서 매출의 대부분을 거두고 있으나 영업이익률이 매우 낮은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9조412억 원, 영업이익 1970억 원을 냈다.
그 가운데 트레이딩 사업은 매출 7조9684억 원을 거둬 포스코인터내셔널 전체 매출의 약 88%를 차지했으나 영업이익은 598억 원에 불과했다. 트레이딩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0.5%에 그쳤다.
반면 포스코인터내셔널 3분기 매출에서 비중이 4%도 되지 않는 천연가스 등 에너지 사업이 영업이익 938억 원을 내며 전체 수익의 절반 가량을 책임졌다.
이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기존 트레이딩 중심의 종합상사에서 벗어나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 33조9489억 원, 영업이익 5854억 원을 거둬 포스코그룹 편입 직후인 2011년과 비교해 매출은 1.7배, 영업이익은 3.6배로 늘었다. 이는 신성장 사업 육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장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2011년 영업이익의 대부분이 트레이딩에서 발생했으나 2021년에는 트레이딩, 에너지, 투자법인 사업이 영업이익 가운데 각각 30%대 비중을 차지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7월 그룹장 이상 모든 임직원이 참석한 '2030 성장전략 워크숍'을 열고 친환경차 부품 분야에서 포스코그룹 역량을 결집해 구동모터코어 국내외 700만 대 생산체제를 조기에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행사에 참석한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사장은 "단순 트레이딩 사업으로는 지속성장하기 어렵다"며 "포스코그룹의 미래를 위해 투자기반의 사업모델로 전환, 핵심사업과 연계한 밸류체인 확대, 유망 신사업 발굴 및 과감한 투자를 통해 100년 기업의 초석을 다지자"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