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2-11-16 17: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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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국내 재계 총수들이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 ‘네옴’ 프로젝트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은 17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17일 저녁 6~7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네옴’ 프로젝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빈 살만 왕세자는 5천억 달러(약 660조 원)을 투입해 건설하는 미래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삼성그룹을 비롯해 현대차그룹, SK그룹 등도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기 위해 17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 관련 재판에도 불출석한다.
이 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는 친분 관계를 쌓아온 사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19년 6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삼성그룹의 영빈관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 ‘승지원’에서 이재용 회장을 만났고 같은 해 9월에는 이 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빈 살만 왕세자와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삼성그룹은 이미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시티 지하에 고속철도 터널을 뚫는 ‘더 라인’ 공사를 수주했고 올해 초부터 사우디가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그린수소사업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포스코, 한국전력공사, 한국남부발전, 한국석유공사 등 한국 에너지 공기업과 민간기업 5곳으로 구성한 컨소시엄은 17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그린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프로젝트’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네옴시티에 삼성전자의 5G 장비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미 한국에서 도심교통항공(UAM)과 로봇, 자율주행 등 ‘스마트시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빈 살만 왕세자와 더욱 심도 높은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네옴시티는 최첨단 정보통신(ICT) 기술과 친환경 인프라 기반의 도시라는 점에서 정 회장이 추진하는 스마트시티와 유사하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자율주행차, 수소차 등의 분야에서 네옴시티 수주를 따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2019년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 적이 있다. 최 회장은 친환경 에너지와 관련해 빌 살만 왕세자와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회장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세운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테라파워’에 3천억 원을 투자하는 등 수소와 함께 차세대 원자력을 미래 에너지사업으로 보고 이와 관련한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은 태양광 사업으로 ‘네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옴시티는 수소와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만 사용되도록 설계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북미, 유럽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을 확장하던 한화그룹은 네온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한 뒤 이를 계기로 중동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위 계승 서열 1위로 사실상 사우디 최고 권력자로 불린다. 보유한 재산이 약 2조 달러(약 2854조 원)로 추정되는데 이는 중동 부자의 대명사인 두바이 왕자 만수르의 재산보다 10배 이상 많은 것이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