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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왼쪽)과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가상현실 협력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삼성전자가 가상현실 콘텐츠 플랫폼을 ‘삼성VR’로 재편하고 페이스북이 인수한 가상현실업체 오큘러스와 협력을 확대하며 가상현실시장 공략을 재가동하고 있다.
구글이 올해 하반기부터 가상현실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기어VR’로 가상현실시장을 선점한 효과를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자전문매체 슬래시기어는 24일 “삼성전자가 오큘러스와 가상현실 플랫폼을 공유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두 업체가 시장공략을 차별화한 만큼 서로 윈-윈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나 오큘러스의 가상현실 콘텐츠 유통플랫폼 가운데 하나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두 플랫폼을 모두 지원하는 일부 게임을 구매하면 이를 별도구매하지 않아도 양쪽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서로 다른 플랫폼 사용자가 멀티플레이 방식으로 같은 게임을 동시에 즐길 수도 있다.
슬래시기어는 “두 업체의 크로스플랫폼 전략은 삼성전자의 기어VR로 가상현실시장에 입문한 사용자가 손쉽게 오큘러스의 고가 기기로 넘어가기 쉽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두 기기의 특징이 달라 서로 시장을 잠식하지 않고 모두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기어VR은 스마트폰을 결합해 사용하는 가상현실기기로 높은 휴대성이 장점이다. 오큘러스가 출시한 가상현실기기는 고성능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지만 PC와 연결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에 2014년 인수된 오큘러스는 가상현실 콘텐츠 플랫폼과 기기를 모두 개발하는 업체로 올해 3월 599달러의 고성능 가상현실기기 ‘오큘러스 리프트’를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기어VR에 이미 오큘러스의 콘텐츠 유통플랫폼을 탑재하며 콘텐츠 기반을 강화한 데 이어 페이스북이라는 대형 IT업체를 우군으로 확보해 시장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올해 2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7 출시행사에 등장해 두 회사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오큘러스의 경우 대만 HTC와 소니 등의 가세로 올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고성능 가상현실기기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가상현실 사용자 기반을 확보해 시장선점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기어VR은 전 세계에서 5월 기준으로 1백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순항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7의 초기 구매자에게 기어VR을 증정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사용한 효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과 함께 가상현실 동영상 전용 카메라 ‘기어360’을 동시출시하며 가상현실시장에서 콘텐츠 중심의 성장전략을 짜고 있다.
삼성전자는 23일부터 기존 가상현실 동영상 플랫폼인 ‘밀크VR’의 이름을 ‘삼성VR’로 변경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일반인도 동영상을 자유롭게 업로드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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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새 가상현실 동영상 플랫폼 '삼성VR'. |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이전의 밀크VR은 인지도도 낮고 접근하기도 어려워 시장확대에 한계가 있었다”며 “삼성VR의 출범으로 가상현실 생태계 확대가 쉬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전자의 밀크VR은 이용가능한 동영상의 수가 적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플랫폼 핵심 개발인력도 줄줄이 떠나는 등 고전해왔다.
삼성전자가 오큘러스와 협력을 확대하고 동영상 플랫폼의 기반을 넓혀 가상현실시장에서 성장전략에 다시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구글은 올해 하반기에 가상현실 플랫폼 ‘데이드림’을 정식으로 출시하며 삼성전자와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데이드림은 구글 안드로이드와 같이 스마트폰 제조사가 누구나 탑재할 수 있는 가상현실 전용 운영체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기어VR의 콘텐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구글 데이드림보다 시장을 먼저 선점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