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2022-11-08 16: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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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우진 NHN 대표이사가 1년 만에 NHN의 영업이익 하락세를 멈춰 세우고 실적 반등을 만들어냈다.
올해 7월부터 웹보드게임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게임부문 매출이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 정우진 NHN 대표이사(사장)가 3분기에 게임부문에서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하지만 커머스 부진은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다만 커머스부문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에 글로벌 경기침체까지 겹치며 여전히 부진했다.
NHN은 8일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224억 원, 영업이익 83억 원, 순이익 214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10.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70.3%, 순이익은 45.8% 각각 감소했다. 올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2.2%, 59.7% 각각 늘어나고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한 것이다.
NHN의 3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1년 동안의 실적 흐름을 보면 이번 분기가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NHN은 2021년 4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해왔다. 특히 2분기 거둔 영업이익 52억 원은 2016년 4분기 45억 원 이후 5년 반 만에 받은 최악의 성적표였다.
뿐만 아니라 NHN은 올해 1, 2분기 모두 순손실을 냈는데 NHN이 연속 분기 순손실을 낸 것은 2013년 네이버에서 분할한 뒤 처음 있는 일이었다.
게임업계에서는 NHN이 3분기에 영업이익 흐름을 상승세로 돌린 것은 웹보드게임 규제 완화 덕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해 7월1일부터 시행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은 게임머니의 월 구매한도를 5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상향하고 한 판당 결제 한도 역시 5만 원에서 7만 원으로 늘리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결국 결제 한도 증가는 NHN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NHN은 한게임을 국내 웹보드게임 1위 브랜드로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규제 완화 이전인 5월부터 대규모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배우 이병헌씨, 조승우씨, 정우성씨 등 3명을 모델로 선정했으며 배우를 본 딴 아바타 등을 게임에 적용하고 경품을 내건 이벤트도 열었다.
NHN은 올해 3분기 게임사업에서 매출 1159억 원을 거뒀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4%, 올해 2분기보다는 11.3% 증가한 것이다. 웹보드게임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매출이 38% 상승했다.
웹보드게임 규제는 2년 마다 개정되고 있으며 2014년부터는 개정 때마다 완화되고 있어 NHN은 앞으로 웹보드게임의 성장을 더 기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 대표는 부진에 빠진 커머스사업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NHN은 올해 3분기 커머스에서 매출 662억 원을 거두며 지난해보다 13.8%, 2분기보다는 18.8% 역성장했다. NHN의 사업부문 가운데 지난해 또는 직전 분기 대비 3분기 매출이 떨어진 것은 커머스가 유일했다.
NHN 커머스사업의 매출 하락세는 올해 1분기부터 이어지고 있다. NHN은 3분기 커머스 실적 하락을 두고 계절적 비수기에 더해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정부의 봉쇄정책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NHN 커머스부문은 국내외 쇼핑몰 창업자를 대상으로 ‘샵바이’와 ‘고도몰5’ 등의 쇼핑몰 솔루션 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중국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회사 ‘Accomate’를 통해 한국과 글로벌 브랜드를 중국 온라인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수경기 침체와 코로나19로 일부 도시가 봉쇄된 영향으로 NHN의 중국 내 커머스사업도 타격을 받게 됐다.
NHN은 북미 지역에서 자회사 NHN글로벌을 통해 의류 B2B플랫폼 ‘패션고’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 있는 의류회사의 상품을 소매업자가 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이다.
201년 패션고의 연간 주문 금액은 2020년보다 27% 증가했지만 올해는 북미 의류사업 역시 글로벌 소비심리 위축으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정 대표는 미국에서 ‘드롭쉬핑(drop-shipping)’ 서비스를 통해 반전을 꾀하려고 한다.
드롭쉬핑은 개인사업자가 대량으로 재고를 주문해서 판매하지 않고 의류회사에서 직접 주문 건을 배송하고 관리하게 해주는 서비스다. 소매업자들은 주문을 전달하기만 해 재고 및 물류부담이 줄어든다.
NHN글로벌은 올해 4월 드롭쉬핑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N글로벌은 3분기 패션고의 주문 금액은 감소했지만 이용자는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커머스부문에 대한 질문에 “NHN의 글로벌 커머스사업은 상품 라인업 및 판매처 다변화를 위해 드롭쉬핑 등의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 나가고 있다”며 “중국에서도 성장성이 높은 플랫폼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