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 주최로 열린 국제콘퍼런스’에서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왼쪽부터), 허은녕 서울대학교 교수, 송두근 삼성전자 부사장, 김상협 탄녹위 민간공동위원장,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조환익 유니슨 회장이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동행’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특정에너지를 배제하지 않고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를 함께 활용하는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는 20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탄소중립녹색성장 국제콘퍼런스를 열고 원자력발전과 재생에너지가 동행하는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이번 국제콘퍼런스에는 정부 관계자뿐 아니라 기업과 전문가들이 모여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에너지정책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주제발표를 맡은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특정 에너지원을 배제한다거나 특정 에너지원에 의존하는 전략은 안 된다”며 “원전, 재생에너지 등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원전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은 "탄소중립 과정에서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원전은 물론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함께 높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탄소중립을 추진하더라도 전력은 계속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한다”며 “기술중립적 태도 없이 선입견과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는다면 탄소감축 목표의 달성은 어렵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앞으로 원전은 물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원의 기술 발전을 위해서도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황 사장은 “지금까지 한수원의 태양광, 풍력 등에 대한 투자는 일반적 기술에 대한 투자였다”며 “앞으로는 재생에너지 투자의 효율화를 위해 더욱 어렵고, 에너지 밀집도 높은 기술의 개발에 투자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령 원자력발전소가 배출하는 온배수의 에너지를 회수하고 바닷물과 민물의 염분 차이를 활용하는 등 분야에서도 기술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풍력발전기업체 유니슨의
조환익 회장은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관계를 놓고 ‘동주제강(同舟濟江,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넘)’이라고 표현하며 ‘동행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조 회장은 “원전과 신재생 분야가 이제는 결합하고 교류해야 한다”며 “업계, 학계, 연구계, 정부 인사가 함께 참여하는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탄소중립을 위해선 에너지 확보 문제를 전력에 국한하지 않고 열(heat)에너지 분야까지 확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한국의 에너지소비 가운데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라며 “한국에서는 전기 생산 재생에너지에만 논의가 집중되고 있어 탄소중립 방안을 논의하는 데 큰 빈틈이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대립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계각층의 소통이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이날 좌장을 맡은 김상협 탄녹위 민간위원장은 “에너지 전환의 본질은 ‘아픔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점이고 이 점을 모두가 공유했으면 좋겠다”며 “진정성을 갖고 소통하며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에 반영해 갈 것”이라고 논의를 마무리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