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미래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해 6세대 이동통신 기술에 힘을 주면서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6세대 이동통신 기술에 힘을 주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통신부품 사업(텔레메틱스)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6G 통신기술 개발이 자동차 전장사업의 흑자 기조 안착뿐 아니라 텔레메틱스 시장에서 세계 1위 지위를 굳건히 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자동차 전장사업은 반도체 부족 이슈 완화에 탄력을 받아 정상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주잔고 역시 60조 원 중반대로 단단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전장사업에서 26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순풍을 타고 있는데 이런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전장사업과 연계점이 있는 기술들을 모으는데 힘쓰고 있다.
최근 유럽 최대 응용과학연구소인 독일의 프라운호퍼연구소와 함께 6G 통신 기술개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프라운호퍼연구소와 함께 테라헤르츠 주파수 대역(100GHz~10THz)을 활용해 통신 신호를 300m 이상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테라헤르츠 주파수는 6G통신의 후보대역 가운데 하나로 실외에서 상당한 양의 정보를 지연없이 주고받는데 유리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통신 기술이 차량용 전장사업에 크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차량용 통신장비 기술인 텔레매텍스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나타내며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텔레메틱스는 차량에 적용되는 무선인터넷 기술로 교통정보뿐만 아니라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필요한 긴급구조, 원격 차량진단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텔레메틱스 관련 부품(TCU)의 출하량에서 LG전자는 35.2%를 나타내며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있고 그 뒤를 컨티넨탈(25.3%), 하만(12.7%)이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가 6G 기술개발에 앞장서는 이유도 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텔레메틱스 선두 자리를 굳히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자율주행의 최종 단계는 모든 절차와 주행 등을 시스템이 담당하는 완전 자동화 형태를 말한다. 운전자가 없어도 주행이 가능해야 하며 완전자동화를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속도의 지연 없이 주고 받아야 한다.
따라서 현재 상용화된 5G기술보다 속도가 월등히 빠른 6G기술이 필요하다.
더구나 6G기술은 자율주행과 같은 원리인 무인 선박, 에어택시, 드론 등의 무인 이동체에도 활용될 수 있어 사업 확장성이 높다.
LG전자는 과거 스마트폰 사업에서 얻은 기술적 노하우가 쌓여 있기 때문에 6G기술에서도 앞서나갈 바탕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6G통신 기술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장부품과 관련된 반도체 기술역량을 키우기 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차량용 전장부품과 관련된 반도체 경력인재를 대거 선발한 것은 그런 준비의 일환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최근 연구개발(R&D)를 전담하는 생산기술원에서 차량용 파워모듈을 개발할 인력을 모집했다. 파워모듈은 전력반도체를 넣은 전기차의 핵심부품으로 배터리에 저장된 직류전원을 교류전력으로 바꿔 구동모터에 공급하는 부품이다.
LG전자는 통신 기술뿐만 아니라 차량용 반도체와 같은 다양한 영역의 자동차 전장 기술 역량을 내재화해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동차 전장사업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에는 적외선 센서, 레이더, 라이다, 카메라 등 다양하고 복잡한 센서들이 탑재되는 만큼 많은 양의 데이터를 V2X(차량과 사물 사이 통신)를 통해 주고받아야 한다”며 “6G는 아직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관련 기술을 고도화해 자율주행시대에 선도적 위치를 공고히 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