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지주에서 내년 1월 출범하는 'KB라이프생명보험' 초대 대표이사로 누구를 선임할까?
KB생명보험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법인인 KB라이프생명보험의 출범은 KB금융그룹의 비은행 강화 마지막 퍼즐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중요한 작업으로 꼽힌다.
▲ KB금융지주가 내년 1월 출범하는 'KB라이프생명보험'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할 인물에 관심이 몰린다. 사진은 KB라이프생명보험 사옥으로 사용될 푸르덴셜타워. < KB금융그룹 > |
KB금융지주로서는 통합 법인의 내부 결속력을 다져 조직 안정화를 이끌 수 있는 인물을 대표로 선임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라이프생명보험이
민기식 푸르덴셜생명 사장과 이환주 KB생명 사장의 각자대표체제로 출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은 외국계 보험사와 국내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라는 점에서 태생부터 큰 차이가 있다.
여기에서 비롯된 조직문화 차이도 무시할 수 없는데 이런 두 회사를 하나로 합병하게 되면 내부 갈등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푸르덴셜생명 출신인
민기식 사장과 KB금융그룹 출신인 이환주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는 두 조직의 융합을 이끌기에 적합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기식 사장은 1962년 출생으로 연세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대한화재해상보험에 입사한 뒤 PCA생명(지금의 미래에셋생명) 마케팅총괄 전무, 푸르덴셜생명보험 홍보담당 부사장, DGB생명보험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30년 넘게 보험업계에 몸담고 있는 보험 전문가다.
특히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푸르덴셜생명에서 부사장을 지냈는데 비록 KB금융그룹 품에 안긴 뒤 2020년 8월에 대표이사로 선임됐지만 민 사장에게 푸르덴셜생명은 '친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환주 사장은 1964년 출생으로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KB국민은행 부행장, KB금융지주 부사장을 거쳐 KB생명보험 대표이사에 오른 '정통 KB맨'이다.
특히 KB금융지주 부사장 시절에는 그룹 재무총괄을 맡아 재무 전문가로 알려졌다. 재무총괄 자리가 KB금융지주 안에서 요직으로 꼽히는 만큼 윤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 사장이 통합법인의 대표에 오른다면 푸르덴셜생명 출신 조직원들의 사기 진작 등 화학적 결합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장을 대표로 선임하면 통합법인에 'KB'라는 정체성을 강화하고 KB금융그룹과 시너지를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민 사장과 이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전략인 셈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020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기에 앞서 손해보험사와 증권사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KB금융그룹에 안착시킨 바 있다.
2015년 LIG손해보험, 2016년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각각 KB손해보험과 KB증권을 출범시켰다.
특히 현대증권을 인수한 뒤 KB증권을 출범시킨 사례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뒤 KB라이프생명보험을 출범하는 이번 사례와 유사한 점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통합 KB증권은 각자대표체제로 출범했다. 현대증권 대표였던
윤경은 사장과 KB투자증권 대표였던 전병조 사장이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현대증권 인수 당시 노조 반발 등 내홍을 겪기도 했지만 무난히 정착했고 통합 이후 KB증권은 KB금융그룹의 비은행 강화 선봉에 설 만큼 성장했다.
이후 윤 사장과 전 사장이 모두 물러났지만 KB증권은 여전히 각자대표체제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각자대표' 전략이 효과를 톡톡히 발휘해 그 장점을 이어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선 사례에서 그 효과가 입증됐고 민 사장과 이 사장이 각각 푸르덴셜과 KB금융에 특화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KB금융지주가 새로 출범하는 KB라이프생명보험에서도 두 인물의 동시에 활용하는 각자대표체제를 선택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