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의 칩4 동맹 가입 등 압박이 한국 반도체산업 전반에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중국 관영매체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이 미국의 ‘칩4 동맹’ 가입 요구 등 한국 정부를 향한 압박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중국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의 7월 반도체 출하량이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시장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경고’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일 “한국 주요 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황 악화에 대비하고 있다”며 “글로벌 반도체시장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의 7월 반도체 출하량이 지난해 7월보다 22.7% 줄어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통계를 근거로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반도체 출하량이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전 세계적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 및 기업들의 IT인프라 투자 감소로 꼽힌다.
그러나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지배력을 갖추기 위해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이 지금과 같이 중국을 압박하며 글로벌 반도체 및 전자제품 공급망에 차질을 일으킨다면 한국 반도체 수출과 경제 전반에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 반도체 출하량 감소는 미국의 압박에 따른 부정적 결과를 경고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갈수록 어려운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국 정부를 향한 미국의 칩4 동맹 가입 요구가 반도체산업에 부정적 효과를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제시됐다.
미국 정부가 일본과 대만, 한국을 끌어들여 중국 반도체산업을 무너뜨리는 데 힘을 합치려 하면서 한국 반도체기업에 잠재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요구에 따라 중국과 거리를 두려 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반도체공장 시설 투자 및 대중국 수출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중국 반도체기업들이 오히려 빠르게 성장할 계기를 맞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국 정부가 미국의 중국 반도체산업 공격에 가담한다면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타격으로 돌아오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중국 반도체기업을 향한 규제를 시작한 2019년 이래로 중국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점유율이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근거로 꼽혔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 정부가 진정 자국의 이해관계를 고려한다면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중국과 오히려 협력을 강화해야만 할 때”라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 측은 9월 중순 미국과 일본, 대만 측 관계자가 참석하는 칩4 동맹 관련 예비회의에 참석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당초 시기가 8월 말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다소 늦춰졌다.
칩4 예비회의에서 한국이 미국과 반도체 분야 협력을 강화하려 할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 정부가 관영매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도 2일 논평을 내고 “미국은 반도체산업과 관련해 중국과 ‘냉전’을 주도하고 있다”며 “한국 반도체기업들이 큰 딜레마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