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명암이 상반기 실적에서 갈렸다. 사진은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강성현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롯데마트 대표). |
[비즈니스포스트]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명암이 상반기 실적에서 갈렸다.
대형마트업계 부동의 1위인 이마트는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들며 ‘경고등’이 켜졌다. 반면 롯데마트는 8년 만에 상반기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두 대형마트는 공교롭게도 컨설턴트 출신의 수장이 이끄는 회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과
강성현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롯데마트 대표)이 주인공들인데 두 대표의 경쟁에서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먼저 웃은 모양새다.
12일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상반기 실적을 비교하면 이마트는 부진했던 반면 롯데마트는 선전했다.
이마트는 상반기에 별도기준으로 순매출 7조4941억 원, 영업이익 725억 원을 냈다. 2021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1.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9% 후퇴했다.
2분기 실적만 보면 상황은 더욱 나쁘다.
이마트는 2분기에 별도기준으로 영업손실 191억 원을 봤다. 이마트가 2분기에 적자를 낸 것은 2020년 이후 2년 만이다.
사업부별로 뜯어보면 곳곳이 위기다.
이마트는 할인점사업부(마트)와 트레이더스사업부(창고형 할인매장), 전문점사업부(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몰리스펫샵) 등을 주요 사업부로 두고 있다.
할인점사업부에서 2분기에 낸 영업손실만 364억 원이다. 지난해 2분기보다 적자 규모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할인점사업부의 상반기 영업이익(395억 원)은 지난해 상반기(756억 원)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트레이더스사업부도 상황이 좋지 않다.
트레이더스사업부는 올해 2분기에 영업이익 138억 원을 냈다. 지난해 2분기보다 영업이익이 43%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1.7% 수준이다.
이마트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대폭 후퇴한 것은 별도기준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 사업부가 부진한 탓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롯데마트는 상반기를 기분 좋게 마감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2조9220억 원, 영업이익 90억 원을 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0.8% 늘었고 흑자전환했다.
롯데마트가 상반기에 흑자를 낸 것은 2014년이 마지막이었다. 8년 만의 흑자전환이라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 특히 대형마트 1위 회사인 이마트가 부진했던 와중에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물론 롯데마트가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 전적으로 해외사업의 호조 덕분이라는 점에서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롯데마트의 상반기 영업이익 90억 원은 국내사업의 손실 100억 원과 해외사업의 이익 190억 원이 더해진 성과다.
그러나 국내사업 적자가 지난해 상반기 340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00억 원으로 줄었다는 점에서 롯데마트 실적이 회복세를 보인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상반기 실적은 컨설턴트 출신인 두 대표의 희비를 갈랐다는 면에서도 주목받는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2005년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베인앤컴퍼니로 자리를 옮겨 14년가량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유통소비재부문 파트너로 일하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안면을 텄고 그 인연으로 2019년 10월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역시 1998년 까르푸에 입사해 일하다가 2006년 글로벌 컨설팅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유통소비재 프로젝트 팀장을 맡으며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강성현 대표는 2009년 롯데 미래전략센터 유통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헬스앤뷰티 회사인 롭스 대표를 맡으며 롯데그룹 전문경영인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이사를 맡다가 2020년 12월부터 롯데마트를 이끌고 있다.
경력으로 보면 컨설턴트 후배인
강성현 대표가 선배인
강희석 대표를 성과에서 앞선 셈이라고 볼 수 있다.
강성현 대표는 기존점 신장률에서도
강희석 대표를 제쳤다.
롯데마트의 2분기 기존점 신장률은 4.2%다. 이마트의 2분기 기존점 신장률 3.8%보다 0.4%포인트 높다.
롯데마트가 기존점 신장률에서 이마트를 앞선 것은
강성현 대표가 롯데마트 수장에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