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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한 달 전 수준으로 하락, 반등 가능성은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08-10 1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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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3거래일 연속 크게 빠지며 한 달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글로벌 반도체산업 패권을 향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 주요 반도체주의 부진한 실적 전망에 따른 주가 하락이 투자심리에 찬물을 부은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한 달 전 수준으로 하락, 반등 가능성은
▲ 10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장중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모습.

미국이 8월 말까지 미국 주도의 반도체공급망 협력체인 이른바 ‘칩4 동맹(’한국, 미국, 대만, 일본) 참여를 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향한 불확실성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오전 11시55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33%(800원) 내린 5만9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83%(1100원) 내린 5만8900원에 장을 시작해 한 때 5만86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5만8천 원대에 거래된 것은 7월15일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 주가는 3.05%(2900원) 하락한 9만2200원에 사고 팔리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보다 3.47%(3300원) 내린 9만1800원에 거래를 시작하며 7월12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9만1천 원대까지 내리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미국의 고강도 긴축 기조와 경기침체에 따른 반도체 수요 부진 가능성에 올해 들어 크게 내렸다.

하지만 7월부터 미국의 긴축 강도가 조금씩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2분기 단단한 실적이 더해지면서 7월 중순 이후 7월 말까지 빠르게 회복했다.

하지만 최근 며칠 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한 달 전인 7월 중순 수준으로 낮아졌는데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8일 1% 넘게 내린 데 이어 전날에도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날보다 4.57%(137.44포인트) 하락한 2866.90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18%)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42%), 나스닥지수(-1.19%)보다 상대적으로 큰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8일 엔디비아의 실적 전망치 하향에 이어 이번에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 전망치 하향이 지수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9일 미국 주요 반도체주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가 3.74% 내린 것을 비롯해 대부분 하락했다. 하락폭도 컸다. 기업별로는 램리서치(-7.88%),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7.58%),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4.53%), 엔비디아(-3.97%), 퀄컴(-3.59%), 브로드컴(-2.33%) 등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리포트에서 “최근 반도체업체가 실적 전망을 연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반도체시장 수요 둔화가 기존 예상보다 심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국내 반도체업종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바라봤다.

반도체산업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미국의 기술 패권 주도권 확보와 더불어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한 반도체지원법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지원법 서명 전 연설에서 “우리는 여기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들어야 하고 미국이 첨단반도체 생산에서 세계를 이끌어야 한다”며 반도체 패권에서 중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한 달 전 수준으로 하락, 반등 가능성은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각 9일 백악관에서 반도체법 서명에 앞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지원법은 미국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시설 확대, 연구인력 육성 등에 2800억 달러(약 366조 원)를 투자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반도체지원법은 미국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혜로 이어질 수 있으나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큰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칩4 등 중국과 외교적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8일 2박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으나 원론적 대답을 듣는 데 그쳤다.

박 장관은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비공개회담에서 칩4 예비회담에 참석할 뜻을 밝혔지만 왕이 부장은 “한국 측이 적절하게 판단한 것을 기대한다”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이 미국의 요청대로 칩4 동맹에 가입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국내 반도체사업의 주요 수요처일 뿐더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핵심 생산기지다.

반면 칩4 동맹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첨단 반도체 소재, 장비 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장비분야 세계 1등인 일본, 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설계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과 협력이 없다면 지금의 경쟁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미국은 이달 말까지 칩4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다. 그때까지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따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계속 고조될 수 있는 셈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리포트에서 “미국의 반도체지원법으로 글로벌 반도체산업 구조는 본격적 전환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로운 공급망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사이 신냉전 분위기 속에서 한국과 미국, 한국과 중국의 교역구조 변화 가능성과 마찰 리스크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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