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부동산개발부문 수주역량을 키우기 위한 협업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 사장은 올해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금융부문 기업에 이어 시행부문으로 전략적 협업의 범위를 넓히면서 부동산개발 각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부동산개발사업은 시공능력이 중심인 주택사업과 달리 개발부지 발굴부터 자금조달, 건설 뒤 운영관리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총괄적 역량이 필요하다.
13일 롯데건설은 부동산개발사업 시행영역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아세아종합건설과 부동산개발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아세아종합건설은 원래 조경 엔지니어링기업이다.
롯데건설은 아세아종합건설과 아파트 조경 공사나 의정부 직동공원사업, 경기도 광주역 쌍령근린공원사업 등 공원개발 특례사업 등에서 주로 함께 일해왔다.
롯데건설은 이번 협약으로 아세아종합건설과 협업의 범위를 부동산시행사업으로 본격적으로 넓힌다.
롯데건설은 아세아종합건설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사업 자금조달과 토지확보, 인허가 등 부분에 힘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아세아종합건설이 발을 뻗고 있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면서 부동산개발사업 영역 확장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아세아종합건설은 2010년부터 부동산개발사업에 뛰어들어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도시개발사업 등으로 분야를 확대해왔다.
최근에는 민관합동 개발사업을 통해 주거, 비주거, 상업, 생태, 문화 등 다양한 공간 설계와 조성사업 등 새로운 사업 발굴에 힘을 싣고 있다.
하 사장은 12일 아세아종합건설과 업무협약식에 직접 참석해 “이번 협약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개발사업을 발굴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아세아종합건설이 추진하는 개발사업 영역확장을 지원하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하 사장은 앞서 상반기에는 금융분야 기업들과 연이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개발사업 자금조달 능력 강화에 나섰다.
롯데건설은 올해 1월 미래에셋증권과 부동산개발사업 공동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출자를 통해 전문 투자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롯데건설은 이 투자법인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선진국가 부동산개발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하 사장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미래에셋증권과 협약으로 안정적 자금조달과 사업구도를 확보하게 됐다”며 “앞으로 신규시장에 진출해 부동산개발사업을 발굴하면서 종합 디벨로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자산운용사들과 부동산개발사업을 위한 투자펀드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5월 자산운용사 케이클라비스와 물류센터 등 분야 개발사업을 위한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부동산전문 자산운용사 캡스톤자산운용과 국내에서 블라인드펀드와 투자목적의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운용하면서 우량프로젝트를 함께 발굴하자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하 사장은 부동산개발사업이 롯데건설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 사장은 2022년 신년사에서 “새 성장동력 육성을 통해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종합 디벨로퍼 역량을 강화해 지속성장의 중심축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해 초 부동산개발분야 내부 조직도 확대개편했다.
롯데건설은 주택사업본부 안에 도시정비사업 등을 담당하는 주택부문, 임대사업 관련 업무를 하는 자산운용부문과 개발사업부문을 두고 있었는데 올해 복합개발부문을 별도로 신설했다.
주택사업본부 안에 개발사업 관련 조직을 늘린 것이다.
복합개발은 아파트 등 주거시설과 상업시설, 오피스시설 등을 함께 조성하는 개발사업의 한 분야다.
롯데건설은 주택사업에 치우친 매출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사업다각화 측면에서도 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국내 주택사업은 해외 플랜트사업 등과 비교해 투자비용이 들지 않는 점 등에서 수익성이 좋고 경기가 받쳐주면 안정적 ‘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준다.
실제 대형 건설사들의 주택부문 매출총이익률은 15% 안팎 수준으로 파악된다.
다만 주택사업은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경기 등 대외적 영향을 크게 받는 영역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심화될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부동산시장은 호황기를 누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세계적 인플레이션 상황과 금리인상, 철근·콘크리트 등 자재가격 급등 등으로 주택건설업계 상황이 녹록치 않다. 분양경기 등 부동산시장도 침체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롯데건설은 2022년 1분기 기준 국내 주택을 포함 건축부문 매출 비중이 75.5%에 이른다. 주택매출만 따로 떼서 보더라도 비중이 58%를 넘어간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10위권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매출 비중 평균치는 53%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 사장으로서는 부동산개발사업에서 성과를 내 주택사업 매출 비중을 점차적으로 낮춰야 할 필요성이 큰 셈이다.
롯데건설은 사업비 3조3천억 원 규모의 마곡 마이스(MICE)복합단지사업이 올해 하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마곡 마이스복합단지 조성사업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특별계획구역 3개 블록(CP1·CP2·CP3) 8만2724㎡ 부지에 컨벤션센터와 호텔, 노인복지주택, 업무시설, 판매시설 등을 짓는 대형 프로젝트다.
롯데건설은 이밖에도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복합문화공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인 ‘101 역세권 개발사업’을 착공하고 경기 하남에서는 공공시설과 문화, 상업, 의료, 주거시설이 종합적으로 조성하는 미래형 복합단지 사업인 ‘하남 H2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물류센터 등 관련 인프라 개발영역에도 발을 뻗었다. 롯데건설은 로지스벨리하나로와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 터터바너에 물류 인프라를 개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베트남 푸안탄 공업단지 복합물류센터 공사도 수주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아세아종합건설과 이번 협약으로 이제는 롯데건설이 일을 주는 방식의 파트너 관계가 아닌 아세아종합건설이 시행하는 다양한 개발사업에 롯데건설이 시공과 설계를 담당하는 등의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개발사업부문에서는 정보교류와 사업 시너지를 위해 앞으로도 각 전문분야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진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