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의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에서 올해 초 발생한 폐수 유출사건이 현지 수질 악화에 직접적 영향을 미쳐 생태계 파괴로 이어졌다는 환경당국의 결론이 나왔다.
14일 ABC뉴스 계열 지역언론 KVUE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 환경품질위원회(TCEQ)는 오스틴 반도체공장의 폐수 유출사건에 삼성전자의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냈다.
삼성전자가 사건 발생 당시에 주변 하천으로 흘러넘치는 공장 폐수 유출을 막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주변의 수생 생물이 폐사하는 등 현지 생태계가 파괴되었다는 것이다.
텍사스 환경당국은 삼성전자가 “생태계에 직접적이고 공식적으로 인정된 영향을 미쳤다”며 “폐수 유출로 지하수도 오염된 것으로 파악됐다”는 결론을 냈다.
삼성전자 공장 폐수가 생태계에 큰 악영향을 미친 원인은 높은 산성도 때문이다.
PH 7의 산성도는 중성, PH 4~6 사이의 산성도는 일부 생물군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약산성으로 분류되는데 삼성전자 폐수 유출 뒤 검출된 산성도는 PH 1.9~2 사이의 강산성을 나타냈다.
KVUE에 따르면 환경당국은 해당 수준의 산성도가 환경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도 어려운 정도라며 사건이 발생한 뒤 어떤 사후대처를 했는지 보고해달라는 문서를 삼성전자 측에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폐수 유출사건 초기 조사에서 하천의 산성도를 낮추기 위해 물에 염기성 물질인 베이킹소다를 푸는 등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1월부터 발생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폐수 유출사건은 약 3개월 반 동안 76만3천 갤런(약 289만 리터)의 정제되지 않은 폐수가 주변 하천으로 흘러들어간 사건이다.
2월에는 완전히 정제되지 않은 폐수 800만 갤런(약 3028만 리터) 분량이 추가로 주변 하천에 흘러들어가면서 올해만 사실상 두 건에 걸친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공장 폐수 펌프 전기장치 고장으로 충분히 중화되지 않은 폐수를 방출한 사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삼성전자 텍사스 오스틴공장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텍사스 환경당국은 지난해 발생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폐수 방출이 미리 방지하기 어려운 원인 때문에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고 벌금 등 조치를 내리지 않은 채 조사를 종결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삼성전자에 책임이 있다는 결론이 나온 만큼 조사가 완전히 마무리된 뒤 벌금 부과를 포함한 제재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텍사스주에서 열린 환경우수상 시상식에서 오스틴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에 도입한 구리 이온 교환 시스템을 통해 환경기술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폐수 유출사고로 환경당국 조사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가 우수상을 받은 일을 두고 텍사스주 차원에서 삼성전자의 신규 반도체공장 투자 계획을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뒷말’도 나왔다.
다만 텍사스 환경당국은 해당 사건 조사와 환경기술 우수상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