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상장리츠와 가상자산 펀드상품 준비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시장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 사장은 이에 더해 각종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고 연금 관련 조직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 경영을 통해 주춤했던 1분기 실적을 넘어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7일 자산운용 업계 따르면 KB자산운용의 'KB스타글로벌리츠'가 9월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KB스타글로벌리츠는 KB자산운용이 준비하는 첫 번째 상장리츠다. KB자산운용은 6월 중으로 기관투자자 대상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위해 투자설명회를 진행한다.
앞서 5월 KB자산운용은 KB스타글로벌리츠를 통해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노스갤럭시타워 지분인수를 완료했다.
KB스타글로벌리츠는 KB금융그룹이 지분 40%를 투자하는 주요투자자(앵커투자자) 역할을 맡아 시장의 신뢰가 높다고 KB자산운용 측은 설명한다.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향후 KB자산운용은 해당 리츠의 편입자산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
올해 들어 첫 상장리츠를 준비하는 것은 현재의 인플레이션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리가 상승하고 물가가 오르는 시기에는 주식 등 위험자산보다는 부동산 등 비교적 안정적인 실물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상장리츠를 선보이게 됐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정부의 가상자산 정책변화에도 대비해 2월에 출범한 디지털자산운용 준비위원회를 통해 국내외 가상자산 시장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구체화한 계획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이 형성되면 곧바로 가상자산 현·선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구성된 재간접펀드, 가상자산 테마 주식형펀드, 인덱스 지수 등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단행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확대하려는 이 사장의 의지가 읽힌다.
KB자산운용은 5월2일 기존 ETF&AI본부를 부문으로 승격하면서 상장지수펀드와 대체자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밖에 그룹의 자금을 관리하는 부채연계투자(LDI) 부문이 신설됐으며 연금 및 유가증권 부문도 신설해 퇴직연금 운용 시장을 정면겨냥했다.
이 사장이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넓혀가는 것은 수수료수입 이외에 활로를 찾아야 하는 자산운용업계의 상황 때문이다.
KB자산운용은 1분기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137억7천만 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25.5% 줄어든 규모다.
주식시장 열기가 식으면서 시장에서 유동성이 크게 빠져나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운용수수료 역시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1분기 순이익 기준으로 전체 자산운용사 2위에 올랐던 KB자산운용은 올해 1분기에는 큰 폭의 순이익 하락을 보이면서 한화자산운용(순이익 약 270억 원), 삼성자산운용(약 203억 원)에 밀려 4위까지 내려갔다.
이 사장은 내부적으로도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업무체계의 디지털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현재 KB자산운용은 변화하는 사업환경에 맞춰 차세대 그룹웨어(업무시스템)를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더해 모바일 버전 그룹웨어를 도입하는 등 업무체계 고도화를 통해 업무효율을 높이고 스마트오피스 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이같은 작업을 위해 관련 전문업체들로부터 제안서를 접수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