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의회에 반도체 지원법 통과를 촉구하며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공장 투자 계획을 중요한 이유로 들었다.
상원과 하원의회에서 최종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고 실행해 반도체기업 투자 지원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기업의 미국 생산공장 유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레이몬도 장관은 현지시각으로 25일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두고 “매우 놀라운 생산 운영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 순방에 동행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을 방문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170억 달러(약 21조5천억 원)를 들여 새 반도체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는데 현재 운영 중인 평택 파운드리공장과 비슷한 형태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몬도 장관은 “삼성전자와 인텔, 마이크론 등 반도체기업들은 계속 성장하면서 더 많은 생산시설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의회가 빨리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 시설 투자에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 등 반도체기업이 추가로 공장 투자를 추진할 때 미국 이외 국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레이몬도 장관은 반도체기업들이 언제든 아시아와 유럽 등 지역을 미국 공장 투자에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며 이런 리스크는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현지 반도체공장 및 연구개발센터를 건설하는 반도체기업에 모두 520억 달러(약 66조 원)에 이르는 투자 지원금 등 인센티브 제공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상원 및 하원의회에서 법안의 세부 내용을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법안이 장기간 계류돼 통과 여부마저 불투명해진 상태에 놓였다.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 지원을 기대하고 지난해 말 텍사스주에 새 반도체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했는데 자칫하면 지원을 받기 어려워지거나 보조금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도 미국 반도체공장 투자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국 정부도 삼성전자의 투자로 기대했던 경제효과를 온전히 거두기 어려워진다.
레이몬도 장관은 CNBC를 통해 미국 내 반도체공장 확보가 국가 안보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런 이유를 고려해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투자를 돕기 위한 지원법안 통과를 여러 차례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 반도체 지원법안의 의회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에 전달했다.
레이몬도 장관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은 아무리 비싼 가격이 들어도 반드시 갖춰내야 할 부분”이라며 “미국의 안보를 책임지는 반도체의 대부분을 대만에서 수입하는 일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