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의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 등 한국 주요 대기업이 중국시장 성장 둔화에 대응해 미국 진출을 확대하며 미래 성장에 대안을 찾고 있다는 일본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니케이아시아는 23일 “삼성과 현대차가 미국에 잇따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며 “중국시장에서 판매량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차그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참석에 맞춰 미국 조지아주에 55억 달러(약 7조 원) 규모의 신규 전기차공장 투자 계획을 내놓은 점을 언급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미국 텍사스주에 170억 달러(약 22조 원)를 들이는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신설을 확정했다.
니케이아시아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 사이에 경제적 협력 관계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런 흐름에 더욱 힘을 싣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도 미국에 전기차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데 앞으로 한국 기업들의 미국 생산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니케이아시아는 한국 대기업들의 중국사업 실적 부진이 미국으로 눈을 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의 TV와 스마트폰사업이 중국 현지 경쟁사들에 밀리면서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현대차의 중국 자동차시장 점유율도 위축되면서 미국에서 성장에 대안을 찾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정부가 가전과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서 해외 기업에 의존을 낮추기 위한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한국 기업들의 중국사업 실적 부진을 이끌고 있다.
더구나 중국 경제성장률이 이전보다 낮아지면서 사업 기회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점도 한국 기업들이 미국 진출 확대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혔다.
반면 미국 바이든 정부는 해외 기업의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생산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어 한국 기업들이 미국시장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니케이아시아는 “한국 기업들의 투자 확대는 미국이 첨단 산업에서 중국을 넘고 우위를 차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포스코와 롯데케미칼 등 배터리 소재업체도 한국 주요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투자 확대에 맞춰 미국에 공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니케이아시아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외교 전략을 펼친 반면 윤 대통령은 미국과 관계 강화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한국 기업들이 윤 대통령의 새로운 외교정책에 ‘힌트’를 얻어 미국 내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