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국민은행이 해외사업 순이익 규모를 가파르게 키우면서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꼽혔던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올해 취임과 함께 글로벌 진출을 주요 역점사업 중 하나로 꼽은 바 있는데 출발이 순조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분기 해외사업에서 479억3천만 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지난해 1분기(150억8500만 원)와 비교해 3배가 넘는 성장을 보였다.
국내 4대 은행 해외부문의 1분기 합산 순이익 성장률이 40%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KB국민은행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다만 KB국민은행의 해외부문은 출발이 늦은 만큼 규모면에서 보면 아직까지 다른 주요 은행에 뒤처져 있는 만큼 이 행장은 해외사업을 빠르게 성장시키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앞서 이 행장은 1월 취임사에서 “전통적 예대마진 성장의 바탕 위에서 비이자 수익 확대를 위한 사업모델 강화 노력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자산관리(WM), 기업투자금융(CIB), 디지털 신사업 등과 함께 글로벌 부문을 핵심 성장분야로 꼽은 바 있다.
특히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부코핀은행은 2020년 인수 이후 대규모 적자를 지속해 왔는데 그동안 공들였던 정상화 작업에 힘입어 이번에 적자폭을 크게 줄이면서 순이익 증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KB부코핀은행은 1분기에 순손실 89억1100만 원을 냈다. 1년 전 365억 원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현재 KB부코핀은행은 소매금융과 중소상공인(SME)대출 포트폴리오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부실자산정리를 통해 단계적으로 건전성도 개선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KB부코핀은행에 대규모 증자를 지원하면서 적극적 자세를 보였다. 이 때 투입된 금액은 3935억4300만 원으로 알려졌다.
당시 증자는 경영 정상화전략의 핵심축인 신규 고객군 확보, 자산 양질화, IT 인프라 개선 및 디지털은행 전환 기반 마련을 위해 이뤄졌다고 KB국민은행은 설명했다.
현재까지 KB국민은행이 KB부코핀은행에 투입한 자금은 인수 및 유상증자를 합해 모두 8135억 원에 이른다.
이 행장은 KB부코핀은행을 정상궤도로 끌어올리기 위해 새 인프라를 구축하고 적극적 마케팅에 나섰다.
KB부코핀은행의 유튜브채널에 인도네시아 및 동남아시아에서 인기가 있는 한국 걸그룹 '에스파'가 등장하는 '넥스트레벨 뱅크' 영상을 게시해 많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 행장은 다른 지역의 해외법인에서도 실적확대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해외사업 부문에서 꾸준히 효자역할을 해온 캄보디아 마이크로프라삭은 1분기에도 순이익 594억200만 원을 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1년 전보다 27.8% 늘어난 규모다.
다만 중국법인은 봉쇄정책의 영향으로 적자전환해 순손실 53억6100만 원을 기록했다.
2021년 초 발생한 쿠데타로 영업에 제동이 걸렸던 미얀마에서도 상황을 주시하며 영업을 재개해 나가고 있다.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법인은 1월부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정상영업을 시작했으며 기존 원리금 회수 방식에서 벗어나 비대면 채널을 통한 원리금 회수 비중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KB미얀마은행은 우선 우량 한국계 기업 위주의 영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국가비상사태 정상화를 대비해 디지털플랫폼 인프라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해외부문에서 약 843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 KB부코핀은행 적자폭 축소와 캄보디아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성장에 힘입어 이익폭을 대폭 확대한 만큼 올해는 해외부문에서 한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