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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전자사업 꿈도 접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07-01 18: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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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 전자사업 꿈도 접나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종합전자회사를 향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이 진통을 겪으면서 벌써부터 동부대우전자가 다시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3년 만에 새 주인을 만나 종합전자회사로 도약하려던 동부대우전자가 악재를 만난 셈이다.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동부그룹은 일단 급한 불은 끈 모양새다. 그러나 동부그룹의 비금융계열사 중 절반이 심각한 재무부실 상태라 회생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3년 회계연도 기준 동부그룹 50개 비금융계열사 중 부채비율이 200%를 넘거나 자본잠식에 빠진 곳은 31개다.

동부대우전자의 지분은 김준기 회장이 9.2%, 동부그룹의 나머지 계열사들이 41.4%, 재무적투자자들이 49.4%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김 회장의 지분은 사실상 담보로 잡혀있다. 이 때문에 자금난이 해결되지 않으면 경영권이 재무적 투자자 등 제3자에게 넘어갈 수 있다.


김준기 회장은 지난해 1월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했다.

동부대우전자는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그룹에서 떨어져 나왔다. 이후 시도했던 5번의 매각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며 13년 동안 주인없이 방황했다. 2002년 대우전자에서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이름이 바뀌었고 동부그룹에 편입되면서 동부대우전자로 다시 이름을 바꿔 달았다. 이 기간에 감원한 인력만 2800명에 달한다.

동부그룹을 만난 동부대우전자는 경영이 점차 안정되며 분위기가 살아났다.

종합전자회사는 김준기 회장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동부대우전자 인수는 동부그룹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 5개월 만에 마무리 됐다. 전자산업에 대한 김준기 회장의 남다른 신념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준기 회장은 당시 "이번 대우일렉 인수는 동부가 종합전자회사로 본격 도약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지원 아래 동부대우전자는 재도약을 시작했다. 동부그룹 차원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동부대우전자의 연간 투자금액은 인수되기 전과 비교해 3~4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대우전자는 이 자금을 통해 시설과 인력을 확충했다. 인수 6개월 만에 임금도 10% 인상했다.

출시하는 제품군도 확대했다. 세탁기와 냉장고, 전자레인지만을 생산하던 것에서 벗어나 신제품 10여 종을 출시했다. 인수되기 전인 2012년과 비교해 3배가 넘는 규모다.

신제품 대부분이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올리는 성과도 얻었다. 특히 지난해 4년 만에 출시한 에어컨은 하루 평균 800대 이상 팔리며 누적 판매량 10만 대를 돌파했다. 동부대우전자가 당초 세운 판매량 목표 7만 대보다 40% 많다.

  김준기, 전자사업 꿈도 접나  
▲ 최진균 신임 동부대우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김 회장은 전자종합회사로 확실히 발돋움하기 위해 삼성전자에서 잔뼈가 굵은 최진균 부회장도 영입했다. 최 부회장은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6년 동안 생활가전 분야에 몸담았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맡아 프리미엄 생활가전 사업을 적극 이끌면서 당시 수년째 적자였던 생활가전사업부를 흑자로 전환시켰다.

최 부회장이 들어온 이후 동부대우전자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들었다.

동부대우전자는 6월 월드컵에 맞춰 출시하기로 했던 TV 신제품 출시도 미뤘다. TV사업은 2009년 TV사업부를 대우디스플레이에 매각한 지 5년 만의 재진출로 그룹 차원에서 기대가 매우 컸다. 그러나 좀 더 완벽한 품질의 TV를 내놓기 위해 출시시기를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TV 출시는 동부대우전자가 그동안 입지를 다져놓은 소형제품이 아닌 삼성전자, LG전자 양강체제에 도전하는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 2월 동부그룹의 상징인 서울 대치동 동부금융센터로 둥지를 옮겼다. 동부그룹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는 동시에 계열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였다. 동부금융센터에 동부하이텍 등 동부그룹의 전자관련 계열사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동부대우전자는 다시 허탈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사업을 확대하기는커녕 최악의 경우 또 다시 주인 찾기에 나설 판국이기 때문이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동력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자산 규모 6천억 원, 연 매출액 1조1700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말 부채총액이 4천321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267.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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