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베트남에서 디지털헬스케어사업 본격화하는데 고삐를 죄고 있다.
구 사장은 그동안 인공지능, 로봇, 클라우드사업을 확대해왔는데 여기에 디지털헬스케어사업을 더해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 전환을 통한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12일 국내 헬스케어서비스기업 휴레이포지티브와 베트남 원격의료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T와 휴레이포티지브는 원격의료사업을 공동개발할 뿐만 아니라 베트남 환자를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지의료기관을 통해 서비스를 검증하는 등 사업전반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KT는 올해 안에 당뇨병을 관리해 주는 원격의료플랫폼을 베트남에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러 만성질환 가운데 당뇨병을 첫 번째로 선택한 것은 베트남에서 당뇨병이 사망원인 가운데로 3번째여서 당뇨병 관리 수요가 많은 점이 고려됐다.
베트남 당뇨·내분비학회가 발표한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의 당뇨병 환자는 지난 10년 동안 2배가량 늘었다.
베트남 20~79세 국민의 5.5%가 당뇨병을 앓고 있고 전체 인구의 14%가 당뇨병 전증 단계다. 당뇨병 전증은 평균 혈당이 정상인보다는 높지만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될 정도까지는 아닌 상태를 말한다.
KT는 당뇨병 관리 원격의료플랫폼을 시작으로 베트남에서 다양한 질환을 관리하는 플랫폼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4월 KT는 베트남 하노이의과대학과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원격의료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사전 준비를 해뒀다. 앞서 2021년 12월에는 베트남 국립암센터와 암 조기진단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KT는 올해 안에 하노이의대와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원격의료 서비스의 검증(PoC)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KT 관계자는 "휴레이포지티브와 협력해 베트남 원격의료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베트남을 시작으로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역량을 해외에 널리 알리고 혁신적 고객경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2020년 취임 당시부터 디지털헬스케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차곡차곡 준비를 해봤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구 사장은 “완벽히 차별화한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기술 강점을 경쟁력으로 삼아 디지털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도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 뒤 구 사장은 최고경영자 직속조직인 미래가치추진실 아래 디지털&바이오헬스사업 조직을 만들었고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을 KT 정관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아울러 헬스케어 분야 상표권도 출원해뒀다.
구 사장은 최근 온라인으로 열린 '디지털-X 서밋 2022' 콘퍼런스에서도 디지코 전환 의지를 강조했는데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은 주력할 디지털전환 사업분야 가운데 하나로 헬스케어를 꼽았다.
KT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천억 원을 돌파했다. 2010년 2분기 이후 10년 만인데 디지털전환 사업의 성장성이 돋보였다. 구 사장으로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클라우드에 이어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확장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에서는 관련법률 체계 등의 한계로 원격의료 등 디지털헬스케어시장 기반이 성숙하지 않기 때문에 구 사장은 해외 국가부터 먼저 공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올해 2월 러시아 최대 민간의료법인인 메드시그룹과 러시아에 건강검진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경제제재조치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자 KT는 베트남으로 눈을 돌려 동남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베트남은 가파른 경제발전속도에 비해 의료인프라가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KT가 베트남에 원격의료를 포함한 디지털헬스케어사업 기반을 먼저 구축하면 주변 동남아국가로 사업을 확장하기도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디지털헬스케어시장 규모는 2020년 약 230조 원에서 2025년 600조 원가량으로 가파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