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부사장이 도시정비 수주에 본격 나서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 대치2단지 리모델링사업 수주 결과를 기다리며 경남 창원 반지1구역 재건축 입찰에 참여했다. 또한 대전 변동·도마 4구역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4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올해 초반 부진을 털고 2022년 도시정비 신규수주 목표 3조 원 달성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도시정비 신규수주 2조4200억 원을 거뒀다. 2019년 4790억 원, 2020년 1조4207억 원을 기록했으며 매년 신기록을 경신해 온 셈이다.
그런데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들어 지난 3월 경기 오류동 현대연립 재건축(공사비 1469억 원) 수주로 겨우 마수걸이 신고를 한 뒤 수주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등 다른 대형사들이 조 단위 수주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2조2230억 원을 기록했던 롯데건설도 5월 초까지 1조3983억 원을 따낸 것과 비교하면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 대표는 올해 3조 원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앞자리 숫자를 바꾸겠다는 것인 만큼 적극적으로 입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경남 창원 반지1구역 재건축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이곳 입찰에 뛰어들면서 포스코건설과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 사업은 경남 창원 성산구 창원천로 254 일대를 최고 29층 5개동 규모 502세대를 짓는 것이다. 조합은 오는 21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선정하기로 했다.
홍 대표는 대전 도마·변동4구역(3296세대, 공사비 8천억 원) 재개발사업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곳은 대전 지역 대표 주거단지로 탄생할 것이란 기대감에 건설사들이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홍 대표는 도마·변동 4구역 수주를 위해 롯데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마·변동4구역 수주를 위해 오랫동안 공들인 롯데건설과 손잡아 수주 확률을 높이려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초 현대엔지니어링과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할 것이란 말이 나왔다. 하지만 조합에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거부감을 비쳤고 실제 입찰 조건에 컨소시엄을 2개사로 제한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지난 2월 대치2단지 리모델링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돼 수주 가능성이 높다. 컨소시엄은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제안했다.
서울 대치2차 리모델링사업은 수직증축을 통해 지하 1층~지상 15층, 1753세대를 지하 3층~지상 18층짜리 1988세대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기존보다 240세대가 늘어난다.
대치2단지 리모델링조합은 수평증축방식이 아닌 수직증축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직증축을 하면 사업성이 높아지지만 수평증축과 달리 2차 안정성 검토 등 검증이 필요해 사업추진이 까다롭다.
이에 조합은 수직증축의 안정성을 증명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2차 안정성 검토를 위한 ‘소구경말뚝 선재하 보강공법’ 실증실험을 서울대학교와 한국콘크리트학회, 시엘에스이엔지(구조설계)와 개최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대치2단지 리모델링 수주를 통해 리모델링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 난도가 높은 리모델링 수주 실적에다가 탄탄한 재무체력을 앞세운다면 수주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새 정부에서 재건축 관련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그냥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업지 특성에 따라 리모델링사업이 오히려 조합의 수익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기 때문이다.
도시정비사업의 수익성에 큰 요인으로 꼽히는 일반분양을 보면 재건축은 증가 용적률의 50%에 이르는 물량만큼이 일반분양 물량에서 차감된다. 반면 리모델링은 임대주택이 필요 없고 초과이익환수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대치2단지만 하더라도 재건축을 추진하면 140세대를 임대주택으로 지어야 한다. 이에 리모델링사업이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셈이다.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에서 재건축으로 다시 사업 방향을 틀면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며 안전진단 D등급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다. 이에 더해 재건축 규제 완화를 위해 해결돼야 할 과제도 많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수익성을 확보하면서도 조합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최고의 사업제안을 통해 수주결실을 맺겠다”며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목표 3조 원 달성을 위해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