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텍사스주 정부가 현지 생산시설 투자를 벌이는 기업에 제공하는 세금 감면 등 인센티브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로 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텍사스주에 대규모 반도체 파운드리 신공장 투자를 결정한 삼성전자와 전기차공장 ‘기가팩토리’ 건설을 추진하는 테슬라가 사실상 막차를 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28일 “텍사스주가 더 이상 현지 시설 투자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지며 기업들이 투자 지원 신청서를 제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주 정부는 2001년부터 태양광 발전소나 생산공장 등을 건설하는 기업에 최장 10년 동안 일부 세금을 면제해주는 방식으로 투자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약 2년 동안 기업들이 받은 세금 감면 혜택은 11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그러나 텍사스주 의회에서 인센티브 제공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시각을 보이고 현지 주민들의 반발도 점차 커지면서 지원이 이른 시일에 종료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지난해에도 12곳 이상의 기업에서 내놓은 투자 지원 신청이 모두 반려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사실상 이미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들이 가장 마지막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텍사스주 인센티브를 받는 데 성공한 기업들 가운데 삼성전자와 테슬라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170억 달러(약 21조6천억 원)을 들이는 새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을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하기로 확정했다. 텍사스주 정부의 세금 인센티브 지원도 승인됐다.
앞으로 10년 동안 삼성전자가 텍사스에서 받게 되는 세금 면제 혜택은 모두 3억 달러(약 3800억 원)에 이른다.
테슬라도 11억 달러를 투자하는 텍사스 기가팩토리 전기차공장 건설에 관련한 세금 면제 혜택을 받는다.
포브스는 “그레그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삼성전자와 테슬라 공장 유치를 세제혜택의 대표적 성과로 강조하고 있다”며 “세제혜택 지원을 지속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텍사스주 의회는 인센티브 제공을 중단해야 한다는 데 일치한 의견을 보이고 있어 결국 앞으로 현지 생산시설을 투자하는 기업들이 혜택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기업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세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텍사스옵저버 등 현지 지역언론에 따르면 일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세제혜택으로 텍사스 주민들이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세금은 연간 1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금 면제 혜택이 텍사스에 새로 투자하는 기업이 아닌 이미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추가로 제공되고 있다는 점도 비판 대상에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미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테일러에 추가로 새 공장을 설립하면서 세제혜택을 받았다.
텍사스주 정부에서 인센티브 제공을 중단한다면 삼성전자나 테슬라가 앞으로 해당 지역에 생산 증설투자를 벌이면서 추가로 지원을 받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원이 중단되면 삼성전자 협력사들이 반도체공장과 가까운 곳에 생산공장을 건설하기 어려워지는 단점이 나타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장비기업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최근 텍사스 오스틴에 반도체장비 생산공장 투자 계획을 내놓고 인센티브를 신청했는데 여론 악화로 지원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지역언론 오스틴크로니클은 최근 논평을 내고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삼성전자를 겨냥하며 “대형 기업들의 투자에 세금을 지원해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기업들이 세제혜택 신청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