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2-04-27 12: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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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직원 횡령 사건으로 상장폐지의 갈림길에 놓였던 오스템임플란트가 위기에서 벗어났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7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심의한 결과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상장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이에 따라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은 28일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직원 횡령으로 상장적격성 심사 사유가 발생해 1월3일 거래가 정지된 후 약 4개월 만이다.
오스템임플란트에 투자했던 소액투자자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2021년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62.2%를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이는 마지막 주가 기준으로 1조2685억 원 규모에 이른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초 자금담당 직원의 대규모 횡령으로 인해 논란에 휘말렸다. 해당 직원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무려 2215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20년 기준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의 108.18%에 이르는 규모다. 빼돌린 돈은 개인 주식투자, 금괴 구입 등에 사용됐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횡령금액을 상당 부분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횡령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은 피할 수 없었다. 국내 1위 임플란트기업으로 입지를 다졌지만 내부 회계시스템은 허술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투명한 회계가 요구되는 상장기업에서 이런 횡령 사건이 발생한 만큼 오스템임플란트가 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심사 대상에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코스닥시장 규정상 상장기업 일반직원이 자기자본 5% 이상 금액을 횡령할 경우 상장적격성 심사 사유가 된다.
다만 기업심사위는 오스템임플란트를 상장기업으로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대규모 횡령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양호한 재무구조를 유지했다는 점, 내부 투명성 강화에 노력하기로 약속한 점 등이 참작 사유로 보인다.
횡령 금액이 반영된 오스템임플란트 2021년 연결기준 재무제표를 보면 매출 8246억 원, 영업이익 1433억 원, 순이익 234억 원을 기록해 적자전환을 피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횡령 사건이 발생한 뒤 내부 통제를 개선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외부자문을 받기도 했다. 또 이사 과반수 사외이사로 선임, 감사위원회 도입, 내부통제시스템 고도화 등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을 마련해 기업심사위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폐지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오스템임플란트는 앞으로 실적 성장세를 키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1분기 매출 2341억 원, 영업이익 512억 원을 거둬 분기 실적 신기록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목표는 매출 1조 원, 영업이익 1700억 원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외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26개 국가에서 해외법인 30개를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스페인을 비롯한 5개 이상 국가에 추가로 진출한다는 것이다. 기업 인수합병도 모색하기로 했다.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는 26일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직원 횡령 이슈로 인해 작년 일시적인 이익 훼손을 경험했지만 사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1분기 고성장 기조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올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는 것은 물론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인수합병을 적극 검토해 ‘2026년 세계 1위 임플란트기업’ 비전에 한 발짝 다가서겠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