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새 정부가 출범하는 5월10일 청와대 완전 개방을 앞두고 청와대의 역사부터 건물, 경내 유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의 일하고 사는 집, 청와대는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지어졌을까?
24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경찰청 대통령집무실 이전 태스크포스(TF)에 따르면 청와대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하는 5월10일 오전 10시에 일반에 개방된다.
경찰은 하루 최대 3만9천 명이 청와대를 방문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청와대는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로 1번지에 위치해 있다. 북악산을 뒤로 하고 남쪽으로는 시청과 종로, 을지로 등 서울 도심을 두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청와대 부근은 고려 숙종이 이궁(왕이 정사를 보는 정궁 외 따로 세운 궁궐)을 설치한 자리이자 조선시대 법궁인 경복궁 후원터였다.
일제 강점기에는 조선 총독의 관사 경무대가 세워졌었고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뒤 이승만 대통령 내외가 경무대로 거처를 옮기면서 대통령의 공간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푸른기와’라는 뜻의 청와대라는 이름은 제4대 윤보선 대통령 시절에 지어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만든 ‘청와대, 국민 품으로’ 홈페이지와 건축 관련 개인 유튜브 채널 등을 살펴보면 청와대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청와대는 본관과 영빈관, 여민관, 상춘재, 대통령 관저 등 여러 건물로 구성돼 있다.
▲ 청와대 본관 내부 계단. <청와대 홈페이지>
청와대 본관은 대통령 집무와 외빈 접견 등에 사용하는 청와대의 중심 건물이다. 북악산 아래 정남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의 본관은 1991년 9월 완공된 건물로 2층짜리 본채를 중심으로 좌우에 단층의 별채를 배치했다. 한국 전통의 목구조와 궁궐 건축양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기존 본관 역할을 했던 경무대는 일제 강점기 조선 총독이 거주하던 곳인 만큼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논의에 따라 1993년 철거됐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학 교수는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에 올린 청와대 투어 콘텐츠에서 청와대 본관은 파란색 기와 약 15만 장을 구워서 올린 그야말로 ‘청와대’를 상징하는 건물이라고 소개했다.
청와대 본관은 한국의 전통 건축에서도 가장 격조 높고 아름답다는 팔작지붕을 올렸다.
팔작지붕은 한식 가옥 형태 가운데 하나로 지붕 위에 까치박공이 달린 삼각형의 벽이 있는 지붕이다. 까치박공은 지붕 대마루 양쪽 머리에 ㅅ자 모양으로 붙인 널빤지를 말한다.
단청(목조건물에 여러 가지 빛깔로 무늬를 그려 장식한 것)에 빨간색이 들어가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한국 목조건물 단청은 보통 빨간색, 노란색 등으로 화려하게 칠을 한다.
유 교수는 청와대 지붕 기와는 보통 한옥 기와(진회색)와 달리 파란색이기 때문에 보색인 빨간색을 안 썼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청와대 본관 내부는 웅장한 계단이 중심에 있고 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2층에 대통령 집무실이 배치돼 있다.
영빈관은 대규모 회의와 외국 국빈들을 위한 공식행사 등을 여는 곳이다.
1978년 1월 착공해 12월 준공됐다.
▲ 청와대 영빈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청와대, 국민 품으로' 홈페이지>
영빈관은 포스트 모더니즘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로 18개의 돌기둥이 건물 전체를 떠받들고 있다. 내부에는 한국을 상징하는 무궁화, 월계수, 태극무늬가 형상화돼 있다.
유 교수는 “영빈관은 파르테논 신전의 초입과 같은 모습으로 지어진 건물”이라며 “또 청와대니까 한국적으로 지으려고 했는데 실내 공간을 크게 만들려면 목조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건물의 형태는 한국 전통의 형태이고 기능적으로는 나무를 쓸 수 없어 콘크리트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에 따르면 영빈관은 특히 건물 전면에 보이는 4개 기둥에 통석, 즉 하나의 큰 돌덩어리를 쓴 점이 특징이다. 이는 건축학적으로는 권위를 상징한다.
큰 돌덩어리는 운반부터 건축과정에서 여러 개의 돌을 쌓아올리는 것보다 비용과 인력이 훨씬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대통령 관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청와대, 국민 품으로' 홈페이지>
대통령 관저는 그야말로 대통령과 그 가족들이 사는 집이다.
생활공간인 본채와 접견 행사 등에 쓰는 별채로 구성됐다.
대통령 관저는 전통 한옥의 분위기가 진하게 배어나게 지어졌다. 대문부터 옛날 대궐이나 관청 앞에 세웠던 세 개의 문, 삼문 형식으로 만들었고 앞마당에는 전통 양식의 뜰과 사랑채도 자리잡고 있다.
외관상으로도 궁궐 건축양식인 팔작지붕의 겹처마에 본관과 같이 파란색 기와를 얹었다.
전통 한옥식 건물로는 상춘재도 빼놓을 수 없다.
청와대 경내에는 1983년까지만 해도 전통 한옥식 건물이 단 한 채도 없어 외국 귀빈들에게 한국 가옥 양식을 소개할 수가 없었다. 현재 상춘재가 있는 자리에도 원래는 일본식 건물이 서 있었다.
이에 1983년 4월 기존 건물을 전통 한옥식 가옥으로 신축해 지금의 상춘재를 만들었다.
▲ 청와대 상춘재.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청와대, 국민 품으로' 홈페이지>
상춘재는 현재 의전행사나 비공식회의 장소로도 사용하고 있다.
대통령 비서실인 여민관 건물은 흔히 볼 수 있는 관공서 건물이다. 3개 동으로 구성됐는데 2관과 3관은 각각 1969년, 1972년에 건립된 만큼 청와대 직원들의 사무실 환경은 여느 오래된 사무실과 다를 것이 없다는 농담도 나온다.
청와대에는 이 밖에도 120여 종의 나무와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식수가 있는 녹지원, 대통령의 기자회견 장소이자 출입기자들을 위한 공간인 춘추관, 시민휴식공간인 무궁화동산 등도 있다.
전설이 어린 물건도 있다. 드므라고 불리는 독인데 불의 신이 불을 놓으러 왔다가 독 속의 물에 비친 자기모습을 보고 도망갔다는 전설이 서려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청와대를 대통령의 공간에서 국민의 공간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가 어우러지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