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2-04-06 16: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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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토교통부가 코로나19 이후 막힌 국제선 하늘길의 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항공업계는 이같은 정부의 방침을 반기면서도 항공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 발맞춰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규제 완화에 나서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 6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 여행객들이 몰려있다. <연합뉴스>
6일 항공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국토부가 내놓은 '국제선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을 두고 긍정적인 평가와 아쉽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먼저 항공업계는 국토부의 이번 발표가 전향적 태도 변화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정부는 그동안 코로나19 방역정책을 완화하면서도 항공사들의 국제선 증편에는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는데 이번 발표를 통해서 태도 변화가 확인됐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방역지침 완화에 따라 여러 차례 증편을 신청했지만 모두 허가를 받지 못했다”며 “국토부의 이번 발표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국제선 증편을 공식화한 것이라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맞춰서 국제선 증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다소 시기가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의 태도 변화는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공업계는 국토부가 내놓은 국제선 정상화 속도가 여전히 방역지침 완화 등에 따른 수요 회복을 따라가기에는 너무 느리다고 입을 모은다.
항공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국토부가 내놓은 방침을 보면 모두 3단계로 이뤄져 있는데 이대로 진행한다면 항공 수요를 따라가기에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국제선 증편이 필요한 건 지금 당장인데 정부의 방침은 5월, 7월, 엔데믹 이후 등으로 대응속도가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내놓은 국제선 증편 계획안을 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방역 정책으로 축소됐던 국제항공 네트워크를 모두 3단계에 걸쳐 정상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1단계는 5월과 6월, 2단계는 7월부터, 3단계는 엔데믹(감염병을 풍토병 관리체제로 전환) 시기에 시행된다.
국제선 정기편은 5월부터 매월 주 100회씩 증편해 올해 말까지 코로나19 이전의 5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방침을 해제하고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여러 나라들이 입국 제한 조치를 완화하면서 국제선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4월에 재개한 인천~하와이 노선의 탑승률은 80%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정부가 자가격리 해제 조치를 발표한 3월11일 이후 국제선 항공권 예약률은 크게 늘어났다.
정부 발표 직후 2주 동안 인천~하와이 노선은 예약이 200% 이상 증가했으며 인천~북아메리카·유럽 노선은 100%, 인천~동남아 노선은 80% 이상 예약이 늘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데 공급이 받춰주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19를 몇 년 동안 버티면서 현재 자금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인데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항공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반해 공급이 더디면 항공권 가격이 상승해 여행수요가 다시 사그라들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권 수요 불균형이 벌어지면서 항공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항공 수요가 막 살아나고 있는 때에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수요가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 등을 보면 항공권 가격이 하루 만에 크게 올라 당황스럽다는 반응의 글들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하루 만에 항공권 가격이 무려 50만 원 올랐다는 글도 있다.
이번 정부의 방침에는 지방공항 정상화를 위한 조치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토부는 국제선 증편 계획을 통해 5월에는 무안·청주·제주공항, 6월에는 김포·양양공항에서 국제선을 재운항한다고 밝혔다. 김해공항은 지난해 11월 국제선 운항이 재개됐다.
하지만 발표 내용에 지방공항 운영시간과 시간당 도착 항공편수 등은 구체적으로 담겨있지 않은 데다 늘고 있는 국제선 수요를 고려했을 때 지방공항의 국제선 재운항 시기는 너무 늦다는 것이다.
정부가 여전히 국제선 정기편 일정을 한 달 단위로 확정하고 시간당 도착 항공편수를 강하게 제한하고 있는데 이같은 조치가 지방 공항의 수요 회복을 더 발목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이 엔데믹으로 바뀌기 전까지는 한 달 단위로 국제선 정기편 일정을 정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김해공항은 지방에서 출발하는 국제선이 가장 많은 공항인데 운영시간이나 시간당 도착 항공편수 제한 등이 너무 제한적이다”며 “특히 현재 한 달 단위로 국제선 운항 일정을 정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지방공항을 이용해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을 상대하는 여행사들은 일정을 확정하기 어려워 손님을 모으기가 더 힘들다”고 말했다.
출입국과 관련한 방역지침을 보다 완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아동 등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기 때문에 가족단위 여행객이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춰 정부가 출입국시 코로나19 백신접종증명서 요구 등의 방침을 완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반갑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체감하기에는 속도가 느리다"며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 방안 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6일 올해 말까지 국제선 운항 규모를 2019년의 50% 수준까지 회복하는 내용을 담은 '국제선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방역 정책으로 축소됐던 국제항공 네트워크를 모두 3단계에 걸쳐 정상화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