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러시아를 대상으로 한 경제제재 동참 여부를 놓고 진퇴양난에 빠져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관영매체 환츄스바오는 15일 “유럽 등 서방 국가 기업이 러시아 제재에 발빠르게 동참한 것과 달리 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며 "국제사회 압박에 의해 동참해야 할 수도 있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보도했다.
환츄스바오는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면 그동안 쌓아놓은 고객과 브랜드 이미지를 잃게 되는 만큼 쉽사리 제재에 동참하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반면 경제제재에 동참하지 않기로 한다면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갈수록 큰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현재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러시아에 강력한 경제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애플, 비자, 맥도날드, 디즈니, 코카콜라 등 현재까지 300개 이상의 다국적 기업이 러시아 사업의 일부 또는 전부를 중단했다.
환츄스바오는 특히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가장 난감한 처지에 놓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부품 수급난을 이유로 3월부터 러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러시아인이 구단주로 있는 영국 프로축구 첼시 구단 후원도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분명하게 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한다는 발표는 내놓지 않은 상태다.
환츄스바오는 글로벌 자동차시장 통계업체 베스트셀링카블로그의 2월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1~2월 동안 기아는 러시아에서 13.3%의 시장점유율로 2위를, 현대자동차는 3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시장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 세계 판매량에서 약 5.3%를 차지한다. 러시아시장의 비중이 적다고 볼 수 있지만 판매량은 빠르게 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시장을 포기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환츄스바오는 한국대외경제정책연구원 데이터를 인용해 “2021년 한 해 동안 한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품목은 2075가지이며 대러 의존도가 20%를 넘는 품목은 118가지, 50% 이상인 품목은 62가지다”고 밝혔다.
다만 환츄스바오는 한국 반도체 기업이 러시아에 반도체와 부품 등 공급을 중단하면 한국업체의 러시아 자동차 공장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피해도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