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녕 기자 nyeong0116@businesspost.co.kr2022-03-03 1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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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곧 디지털위안화를 시범 도입할 세 번째 지역군을 발표한다.
러시아에서 달러화 거래가 막혀 디지털위안화가 글로벌 외화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100위안(1만9천 원) 지폐.
3일 상하이증권보에 따르면 중국이 곧 세 번째 디지털위안화 시범 적용 지역 리스트를 발표한다.
중앙정부가 대대적으로 밀고 있는 전략적 사업인 만큼 여러 지방정부가 선정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허난, 푸젠, 헤이룽장, 충칭, 광저우 등 지역은 이미 새해 경제 목표로 디지털 위안화 지역 선정을 넣어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디지털위안화는 중국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로 지폐, 동전과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모든 현지 은행과 위챗페이, 즈푸바오 등 모바일 결제앱에서 자유롭게 이체가 가능하며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다.
아직 시범 적용에 불과한 상황에서 중국 디지털위안화의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러시아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배제돼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위안화 결제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2015년 10월에 위안화국제결제시스템(CIPS)을 완성했다. 러시아와 대부분 무역 결제에서 달러 대신 양국의 통화를 사용하고 있으며 중국은 CIPS에 디지털위안화도 추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럽이나 인도 등 나라도 외환시장의 절대 강자인 달러에 도전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중국이 가장 앞장서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패권 싸움에서 이기고 국제적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오래 전부터 탈달러에 관심을 기울였다.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밀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자 디지털위안화를 공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디지털위안화 사용자가 많아지면 영향력과 신뢰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기축통화 만들기 작업이 비교적 쉬워질 수 있다.
특히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접근성을 높였다. 1월에는 공식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고 외국인도 중국 핸드폰 번호만 있으면 지갑 개설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림픽이 열린 기간 디지털위안화 하루 평균 결제액이 200만 위안(3억8천만 원)을 보였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동안 개설된 디지털위안화 지갑 수가 더 많이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도 디지털위안화 도입을 추진하려 한다.
2021년 말 기준 중국에서 개설된 디지털위안화 지갑은 2억6100만 개에 이르며 거래액은 875억6500만 위안(16조6750억 원)에 달한다.
현재까지 선전, 쑤저우, 슝안, 청두, 상하이, 하이난, 창사, 시안, 칭다오, 다롄, 베이징, 장쟈코우 등 도시에 디지털위안화가 시범 도입된 상태다.
중국 자체적으로는 성과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상하이증권보는 류빈 상하이자유무역구연구원 주임의 인터뷰를 인용해 “지난해 하반기에만 개설 지갑이 2087개에서 2억6100만 개로 급증했다”며 “디지털위안화 개설 속도는 예상을 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이 최종적으로 꿈꾸는 기축통화국이 되기에는 달러 대비 위안화의 국제적 사용 비중이 턱없이 낮다.
지난달 상하이증권보는 SWIFT의 통계를 인용해 1월 위안화의 국제 결제 비중이 엔화를 제치고 3.2%로 4위를 보였다고 밝혔다. 확실히 2018년에 1%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크게 오른 듯 보이지만 달러화 비중은 39.92%로 압도적 1위를 보였다.
2위는 36.56%인 유로화가, 3위는 6.3%인 파운드가 차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