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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화, 두산건설 경영정상화로 박정원 자존심 살려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6-05-03 15: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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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화 두산건설 사장이 경영정상화 노력의 성과를 내고 있다.

두산건설에서 한솥밥을 먹던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회장에 취임하면서 박 회장의 친정이나 다름없는 두산건설도 힘을 내고 있다.

배열회수보일러사업 매각 등 추가 차입금 감축에 성공할 경우 연말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두산건설, 그룹 지원 속 실적 반등 발판 마련

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훨씬 웃돈다. 두산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은 24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4% 증가했다.

  이병화, 두산건설 경영정상화로 박정원 자존심 살려  
▲ 이병화 두산건설 사장.
두산건설은 금융비용 대비 영업이익인 이자보상배율이 지난해 0.43배에서 0.76배로 개선됐다. 두산건설은 자구계획 실행으로 연말까지 1배 이상의이자보상배율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병화 사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레미콘공장 등 비주력 자산을 매각하고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등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이런 노력이 이번 실적개선의 원동력이지만 계열사의 지원도 큰 보탬이 됐다.

두산건설은 박정원 회장이 두산그룹 회장에 오르면서 그룹 계열사들의 적극적 지원을 받았다. 덕분에 이 사장의 실적개선도 탄력을 받았다.

두산그룹은 올해 초 분당에 제2사옥을 건설하기로 하면서 1천억 원 규모의 토지를 두산건설로부터 매입했다. 두산건설은 1분기 실적에 토지 매각대금을 반영해 순이익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두산건설은 1분기 순차입금이 2118억 원 감소하며 5년 내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4천억 원 규모의 두산건설 상환전환우선주를 인수했다. 두산건설이 2013년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의 만기는 올해 12월16일이지만 최근 투자자들의 조기상환 요구가 있었다.

두산중공업이 이를 인수해 두산건설의 유동성 부담을 덜어줬다. 두산중공업은 상환전환우선주를 재발행해 만기를 2~3년 연장하기로 했다. 두산건설의 재무구조에 한결 여유가 생긴 것이다.

◆ 배열회수보일러 사업 매각 성공할까

이 사장의 현안은 배열회수보일러(HRSG)사업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두산건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배열회수보일러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배열회수보일러사업은 지난해 매출 2311억 원, 영업이익 120억 원을 올리며 5.2%의 영업이익률로 두산건설 사업부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2013년 두산건설이 두산중공업으로부터 배열회수보일러사업을 현물출자받을 때 사업가치는 5716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두산건설은 사업부 매각으로 3천억~4천억 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두산건설은 차입금 가운데 2300억 원을 올해 갚아야 한다. 배열회수보일러사업이 매각되면 두산건설 재무구조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은 매각후보로 본입찰에 참가한 GE와 모건스탠리PE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 안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배열회수보일러와 관련된 국제중재가 진행되고 있는 부분은 부담이다. 현대건설은 두산건설의 배열회수보일러에 하자가 있어 비용이 발생했다며 362억 원의 배상금을 청구하는 내용의 중재를 지난해 9월 국제상업회의소에 신청했다.

◆ 전문경영인 이병화-오너경영인 박태원 체제 성과 주목

이병화 사장은 영남대 건축공학과를 나와 1981년 두산건설에 입사했다. 건축시공과 개발사업 등을 담당하며 35년간 두산건설에서만 근무한 건설전문가다. 지난해까지 건축본부장을 맡았다.

이 사장은 대구위브더제니스, 청주지웰시티, 해운대위브더제니스 등 랜드마크급 초고층 주상복합 건축을 주도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김해센텀2차, 시흥대야 등 대규모 주택사업을 수주하며 두산건설 신규수주를 255%나 늘렸다.

  이병화, 두산건설 경영정상화로 박정원 자존심 살려  
▲ 박태원 두산건설 사장.
이 사장은 강점이 있는 주택사업을 통해 두산건설의 실적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아파트브랜드 위브를 보유하고 있으나 최근 주택사업은 부진했다. 2013년과 2014년 신규공급물량은 100여 가구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5350가구를 분양하며 반등에 성공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많은 7064가구를 분양하려고 한다.

두산그룹 오너 4세로 두산선걸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박태원 사장의 역할도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박태원 사장은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의 장남으로 두산건설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다.

그동안 박태원 사장은 박정원 회장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박정원 회장이 그룹 회장을 맡으면서 두산건설에서 오너경영인으로서 박 사장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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