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승 쌍용C&E 대표집행임원 회장이 환경사업 확대와 실적 방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폐기물 처리업체 인수를 통해 환경사업을 확대할 뿐 아니라 여기서 얻은 재료를 사용해 시멘트 생산 연료비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3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쌍용C&E는 삼호환경기술 인수로 탈석탄 경영을 추구하는 한편 연료비 절감을 통해 영업이익 방어에 나서고 있다.
앞서 쌍용C&E는 지난해 말 브이엘인베스트먼트로부터 삼호환경기술을 450억 원에 인수했다. 쌍용C&E가 인수에 대해 별도로 공시를 하지 않아 최근에서야 이런 사실이 시장에 공개됐다.
삼호환경기술은 폐플라스틱 등의 폐기물을 잘게 부순 뒤 고형폐기물연료(SRF)로 만들어 시멘트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량이 연간 30만 톤에 달해 국내 선두업체로 꼽힌다.
쌍용C&E는 이번 인수를 통해 시멘트 생산원가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하는 고형폐기물연료가 시멘트 제조에 들어가는 유연탄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쌍용C&E에서 환경사업은 규모는 작아도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쌍용C&E의 매출에서 환경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84%로 시멘트사업(58.80%), 레미콘사업(20.20%)에 비하면 미미하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63%로 시멘트사업(10.16%), 레미콘사업(3.97%)보다 훨씬 높고 전체 영업이익에서도 47%를 차지한다.
유연탄 가격 인상으로 올해 시멘트 업계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고려하면 삼호환경기술 인수 효과는 더욱 뚜렷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말 60달러 수준이었던 유연탄 가격은 2월 현재 220달러를 웃돌고 있다.
시멘트는 원가에서 연료비와 전력비가 각각 30%씩 차지해 유연탄 가격이 오를수록 시멘트업체의 수익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시멘트산업은 제조 공정에서 유연탄(화석연료)을 많이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율이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 시멘트는 주요 재료인 석회석과 부재료인 점토, 규석, 철광석을 최고온도 2천 도에 이르는 소성로에서 녹이고 섞는 공정을 통해 제조한다.
그런데 부재료인 점토와 규석, 철광석을 유사한 화학성분의 폐기물인 석탄재 등으로 대체하고 소성로를 가열하기 위해 사용하는 유연탄을 폐플라스틱, 폐고무, 폐목재 등의 폐기물로 바꿀 수 있다.
이렇게 부재료와 화석연료를 폐기물로 대체한다면 탄소배출 저감은 물론 연료 가격의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폐기물 소각을 통한 수수료 수익도 생긴다.
홍 회장은 삼호환경기술 인수로 기업의 미래비전으로 제시한 탈석탄 경영에도 다가갈 수 있게 됐다.
쌍용C&E는 지난해 2월 사명을 쌍용양회에서 쌍용C&E로 바꾸며 종합환경기업으로 도약을 선포했다. C&E는 시멘트(Cement)와 환경(Environment)을 가리킨다.
'2030 탈석탄 경영 선언'을 통해 2025년까지 유연탄 사용량을 43% 수준으로 줄이고 2030년에는 사용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홍 회장은 이를 위해 인수합병으로 환경사업을 확대하는 행보를 보였다.
쌍용C&E는 지난해 3월 폐기물 관련 업체를 인수하고 환경사업을 전담할 자회사 그린에코솔루션을 설립했다.
이어 6월에는 폐기물 수집·처리 및 고형폐기물연료 생산업체인 KC에코물류를 160억 원에 인수해 그린에코사이클로 사명을 바꿨다.
이어 7월에는 폐기물 수집·처리업체 성광이엔텍과 태봉산업을 인수해 각각 그린에코넥서스와 그린에코김해로 자회사 편입시켰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올해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을 늘린다고 해도 제조원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올라 영업이익 전망이 좋지는 않다"며 "환경사업 실적도 좋아지면 영업이익 방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