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SK에코플랜트 안팎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해 환경사업에 배정한 2조 원 규모 예산으로 어떤 기업을 인수할지 옥석가리기에 한창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9월 EMC홀딩스 인수를 시작으로 2021년 7월까지 1조8천억 원을 들여 크고 작은 환경기업들을 인수한 뒤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박 대표가 취임한 뒤 SK에코플랜트는 환경기업 인수에 뜸을 들였는데 그 이유가 사모펀드 운용사 IMM인베스트먼트 소유의 환경기업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 인수를 준비했던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IMM인베스트먼트는 2022년들어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 매각을 추진한다.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 기업가치는 8천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는 국내 사업장폐기물 처리시장에서 SK에코플랜트(일일 970톤)에 이어 처리량 기준 2위(일일 500톤)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폐수처리장과 함께 폐기물 소각장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
1위인 SK에코플랜트가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마저 인수한다면 국내 폐기물업계에서 확고한 1위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박 대표는 1월 신년사에서 “지난 2021년이 ESG를 선도하는 환경사업자로 전환하는 원년이었다면 2022년 새해는 성공적인 IPO 달성을 위한 준비를 완성하는 해다”라며 “국내 1위 사업자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볼트온전략을 지속 추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SK그룹에서 투자전략과 인수합병 업무를 두루 경험했으며 특히 2020년 SK에코플랜트의 EMC홀딩스 인수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박 대표가 취임 이전부터 환경업계 인수합병 전략을 이끌었던 만큼 인수합병 전략에 변화가 없을 것이다”라면서도 “최근 투자금융업계에서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 인수설과 관련해 말이 나오고 있지만 SK에코플랜트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SK에코플랜트는 성장가능성이 제한된 건설사업을 대신할 주자로 환경사업을 낙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통해 2023년 기업공개 시점까지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건설업은 2012년 이후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연간 및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연속 역성장했다.
2020년 국내 10대 건설사 영업이익률은 6.25%였으며 특히 SK에코플랜트는 1%대를 보였다. 반면 폐기물업계는 매해 7%씩 성장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은 평균 14%를 나타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7월 회사명을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바꾸고 아시아 대표 환경기업이 된다는 목표를 내놨다. 미국의 종합환경기업 웨이스트매니지먼트(WM)의 모델을 참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웨이스트매니지먼트는 1968년부터 130여 개 환경기업을 인수해 1980년 미국 최대 환경기업이 됐다. 2019년에도 4위 업체를 인수하면서 1위 자리를 공고히 만들었다.
이를 통해 미국 폐기물 시장에서 31%의 점유율을 확보, 규모의 경제를 통해 폐기물 처리비용을 효율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스트매니지먼트는 2020년 매출 21조 원, 영업이익 3.3조(영업이익률 15.7%)를 기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