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상민 마이크로프로텍트 대표이사. <비즈니스포스트> |
"마이크로프로텍트의 잠재고객은 2천만 명이다. 올해 리턴즈 서비스를 통해 2천만 명에게 실손보험 청구 경험을 제공하겠다"
권상민 마이크로프로텍트 대표이사 7일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올해 정식서비스를 개시한 리턴즈 서비스를 통해 실제 보험 혜택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이크로프로텍트는 보험 전문 핀테크기업이다.
권 대표는 마이크로프로텍트를 단순히 서비스만 제공하는 핀테크기업을 넘어 정식 보험사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권 대표는 마이크로프로텍트를 보험사로 키워가는 과정의 첫 단추로 '리턴즈' 서비스를 선보였다.
리턴즈는 실손보험 대리청구 서비스다. 지난해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올해 정식서비스로 출시됐다.
국내 실손보험 가입 수는 3900만 개에 이른다. 국내 인구 1인당 실손보험 1개씩은 가입한 셈이다.
이 가운데 60%가량(2천만 명)은 보험사에 실손보험을 청구해 본 적이 없다.
권 대표는 이들 2천만 명에게 직접 보험 혜택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시범운영을 통해 보험고객들의 실손보험 대리청구 수요는 이미 확인됐다.
지난해 리턴즈에는 15만 명이 방문했다. 이 가운데 8만 명은 회원가입까지 진행했고 2만5천 명은 유료결제를 통해 실손보험 대리청구 서비스를 이용했다.
아무 홍보활동 없이 입소문 만으로 이뤄낸 성과라 더 값졌다.
권 대표는 올해 2천만 명을 대상으로 리턴즈를 알리는 데 집중한다.
이에 시범운영 기간에는 유료서비스로 운영했지만 정식서비스로 전환하며 전면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권 대표가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리턴즈는 마이크로프로텍트가 가야할 길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리턴즈를 통해 보장을 경험한 고객들에게 보험상품을 분석해주고 보험상품까지 추천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권 대표의 최종 목표다.
일반적으로 보험에 가입한 고객은 가입, 유지, 보장 순으로 보험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권 대표는 고객에게 보장부터 먼저 제공하고 유지, 가입으로 이어지는 사업모델을 구상해 보험업계의 관례를 뒤집고 있다.
마이크로프로텍트가 선보일 보험서비스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은 권 대표와 일문일답이다.
- 마이크로프로텍트와 리턴즈에 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마이크로프로텍트는 쉽게 말해 보험을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누구보다 보험을 깊게 파고 싶은 회사다.
마이크로프로텍트는 보험사 설립을 목표로 두고 있는 회사다. 이 과정에서 리턴즈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매해 200조 원가량이 보험료로 지불되고 있다. 하지만 혜택 측면에서 여전히 접근성이 낮다.
리턴즈는 고객들이 실제적으로 혜택을 받게 해야한다는 점에 출발한 서비스다.
보험 고객들은 실손의료비를 청구하기만 하면 받을 수 있지만 영수증을 모으거나 보험사에 청구하는 과정 등이 번거로워서 선뜻 청구하지 않고 있다.
이 부분을 리턴즈 서비스로 대신해준다."
- 리턴즈 서비스 진행 방식은?
"최대한 간편한 방식으로 접근하기 위해 랜딩페이지(인터넷 주소에 연결해 처음으로 보이는 화면) 방식을 활용했다.
리턴즈에 접속해 본인인증만 거치면 3년 동안 의료비 내역을 조회해 준다.
고객은 이를 확인하고 서비스를 이용할지 결정하면 된다. 대리청구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면 모바일 상에서 대리청구 위임장에 서명만 하면 된다.
이후에는 마이크로프로텍트가 대리청구 위임장을 가지고 직접 병원과 약국을 방문해 영수증과 관련 서류들을 받아 보험사에 청구한다."
- 리턴즈가 올해 정식 출시되면서 달라진 점은?
"지난해 리턴즈를 방문한 고객은 15만 명이다. 돈내고 이용한 사람은 2만5천 명이었다.
리턴즈는 지난해를 POC(실증) 기간으로 잡고 올해 정식 출시했다. 4월에는 앱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출시 핵심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고객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고 싶다. 고객들이 실손보험 대리청구 서비스를 경험하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마이크로프로텍트에 보험 전반을 맡길 수 있길 바란다."
-궁극적으로 마이크로프로텍트는 보험사가 되는 건가?
"마이크로프로텍트를 창업한 동기가 보험사 설립이다. 삼성화재에서 계리사로 7년 동안 근무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보험을 만들고 싶었다.
상품을 만들려면 보험업 라이선스가 있어야 하니 보험사를 설립하는 것은 나에게 당연한 일이다.
지난해 6월 정부가 소액단기보험사 설립을 허용하며 의향서를 받았는데 마이크로프로텍트도 신청의향서를 냈다.
소액단기보험사는 일반보험, 장기보험, 자동차보험 가운데 일반보험만으로 범위를 좁힌 보험사라고 보면 된다.
3년 뒤에는 소액단기보험사를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 올해 경영목표는?
"우선 리턴즈 마케팅에 집중하겠다. 지난해는 어떤 마케팅 없이 입소문 돌며 고객이 유입됐다.
올해는 실손보험 청구를 경험해 보지 못한 2천만 명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벌이겠다.
이에 더해 가장 강력한 보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이 목표다.
시장에 보험만 전문적으로 하는 플랫폼 없는 거 같다. 리턴즈로 고객을 모으고 보험영업대리점(GA) 통해 보험분석과 상담, 판매까지 진행하겠다.
- 대기업 계리사로 일하다가 창업에 뛰어든 이유는?
"레모네이드 등 해외에서 보험업이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보험 혜택을 많이 줄 수 있는 상품과 시스템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동적으로 퇴사를 한 것은 아니고 2016년 5월에 처음으로 창업을 결심하고 2019년 7월 퇴사할 떄까지 3년2개월 동안 틈틈이 창업준비를 했다.
전반 1년7개월갸량은 혼자 준비하고 나머지 1년 반 정도는 창업팀을 꾸려 준비했다. 마이크로프로텍트 경영진들이 당시 같이 준비한 분들이다."
- 마이크로프로텍트를 경영 하는 동안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회사가 운영된지 2년이 좀 넘었지만 시리즈A 투자 50억 원 유치, 신용보증기금 퍼스트펭귄 선정 등 이제껏 생각한 것은 거의 다 이룬 것 같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회사 설립하고 첫 6개월이 가장 고비였던 것 같다. 계획서 하나 들고 보험사를 세운다는 것을 설명해야 하는데 서비스, 계획, 고객도 없는 상황에서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권상민 마이크로프로텍트 대표이사는 영국 해리옷 와트 대학에서 보험계리학 석사를 마치고 미국 보험계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보험 전문가다.
2000년 제일화재 정보시스템부와 2005년 대한생명 상품개발팀을 거쳐 2009년부터 삼일회계법인에서 부채 감사, 평가를 맡기도 했다.
2012년부터 삼성화재로 자리를 옮겨 7년 동안 장기상품개발팀에서 근무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