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정국이 막을 내리면서 공공기관장 인선을 위한 ‘큰 장’이 선다.
공모를 통해 뽑는다지만 벌써부터 ‘정피아’ 낙하산이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4.13 총선에서 금배지를 단 공공기관장 출신은 모두 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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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 |
새누리당에서 박완수(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창원 의창), 김석기(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경주), 곽상도(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대구 중구남구), 김선동(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장, 서울 도봉구을) 의원이 지역구에서 당선했다.
최연혜 전 코레일 사장은 새누리당, 신용현 전 표준과학연구원장은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코레일,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3곳을 비롯해 이런저런 이유로 수장이 공석인 공공기관은 모두 7곳에 이른다. 지역난방공사,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아리랑TV, 한국보유진흥원 등이다.
또 이달 APEC기후센터와 국제원산지정보원 2곳을 비롯해 상반기 중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도 19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총선을 앞두고 공공기관장이 빈 곳이 속출했지만 이를 채우기 위한 기관장 공모는 더디게 이뤄졌다. 경선에서 탈락하거나 낙선한 인사를 챙겨주기 위해 일부러 자리를 비워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최연혜 전 사장이 돌연 사퇴하면서 자리가 빈 코레일은 총선 다음날인 14일부터 22일까지 사장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홍순만 인천시 경제부시장이 18일 사표를 내고 공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16일부터 25일까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지난달 31일부터 20일까지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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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연혜 전 코레일 사장. |
공공기관마다 수장을 뽑기 위한 공모절차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정치권 유력 인사에 대한 보은성 낙하산 우려도 높다.
현 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공공기관장 인선 과정에서 ‘관피아(관료+마피아)’보다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갈 곳을 잃은 정치인들이 많아졌다.
방석호 전 사장이 호화 출장 논란으로 물러난 아리랑TV의 경우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최형두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최종 면접대상자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진박’으로 분류돼 온 인사다.
공공기관장은 차관급 대우를 받으며 억대 연봉을 받는 자리다. 2014년 기준 공공기관장 평균 연봉은 1억5434만 원이었다. 3년 임기가 보장되고 연임도 가능하다.
더욱이 이번 총선에서처럼 정치인 출신 낙하산이 기관장을 맡았다가 중도하차하고 금배지를 다는 사례가 많아 기관장이 전문성이나 경영능력과 무관하게 경력관리용 ‘정거장’이란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