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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1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임원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미래에셋대우증권의 경영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통합작업에 시동을 걸자마자 노조의 반발에 부딪쳤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증권 노조는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통합 과정에서 박 회장과 노조의 대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은 “미래에셋금융그룹은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에게 노조와 대화를 맡기겠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실질적 의사결정권자인 박현주 회장과 통합작업에 대해 대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노조는 박 회장과 미래에셋금융그룹 측에서 대화 의지를 보이는 대신 노조 활동을 탄압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증권 노조는 17일 박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센터원 건물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고용안정 협상을 촉구했다. 노조는 회사에서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직원들의 집회 참석을 막는 내용의 협박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대우증권은 쟁의행위를 이유로 징계나 해고를 할 수 없는 부당노동행위 금지조항을 단협사항으로 두고 있는데 회사에서 집회 참석자 명단을 파악해 인사상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협박했다”며 “관련 임원들을 고소·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대우증권 노조와 직접 대화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15일 대우증권 경영전략회의에서 “대우증권 노조와 대화는 내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며 홍성국 사장이 지휘해야 할 문제”라며 “노사관계에서 어떠한 입장을 취할지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대신 대우증권 경영진과 접촉해 통합 증권사의 사업방향을 챙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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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증권 노동조합원들이 17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
그는 15일 대우증권 경영전략회의에서 해외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퇴직연금사업 강화 등을 주문했다. 17일 강원도 홍천 블루마운틴CC에서 열린 골프 모임에도 대우증권 임원들과 함께 참석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도 “박 회장은 통합 증권사의 글로벌 투자금융(IB)사업 확대에 대한 전략적 판단 등을 맡고 있다”며 “대우증권 노조에서 요구하고 있는 직원들의 고용안정과 직무배치 등은 두 증권사의 부사장들로 구성된 통합추진위원단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우증권의 노사갈등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통합작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노조의 유무 여부, 공채 직원과 경력직 이직을 한 직원들의 비중 등 직원문화의 차이가 상당하다”며 “노사갈등의 골까지 깊어지면 통합 시너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화학적 결합에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